정부, 외화유동성 회수 돌입..출구전략은?

지난해 터진 미국 리먼브라더스 사태이후 극심한 환율안정을 위해 정부가 시장에 공급했던 외화유동성을 회수하기 시작했다. 민간은행에서 이미 스스로 외화를 조달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신용경색이 풀렸고, 외화유동성 공급에 따른 정부의 개입 부담감도 조기에 떨쳐내기 위한 다목적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외화유동성의 단계적 회수방침이 최근 일고 있는 출구전략을 위한 '기반다지기'라는 지적도 만만치않다. 위기 대응 차원에서 도입된 한시적인 대책들이 하나 둘씩 정상화되는 절차가 출구전략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미시적인 조정이라는 해석이다. 31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9월 미국 리먼브라더스 판산이후 급격하게 불어닥친 우리 시장의 외화유동성 위기가 이미 해소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단계적인 외화유동성회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재정부는 수출입 은행을 통해 공급한 190억 달러를 모두 회수했다. 수출입은행이 수출환어음 매입 등 수출입기업을 위해 지원한 금액도 2월말 110억 달러까지 올라갔으나 현재 43억 달러에 그쳤다. 한국은행도 외환스와프 거래를 통해 국내은행들에게 공급한 102억달러가 이미 거의 회수된 상황이며 6억달러 내외로 남아있는 상태다. 결국, 정부가 지난해부터 총 565억 달러의 유동성을 공급했으나 현재 77.2%인 436억 달러를 회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그러나 이번 외화유동성에 대한 단계적 회수방침이 자칫 출구전략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재정부 한 관계자는 "우리 시장이 여전히 변동이 심하고, 글로벌 악재에 좌충우돌하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지금 출구전략을 운운하는 것이 시기에 맞지 않다"고 밝혔다. 실제, 수출입은행을 통한 수출입금융과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을 이용한 외화 공급에 대한 회수 방침은 아직 없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즉 정부가 위기상황에서 공급한 유동성을 회수를 하며 부담감을 최소화하는 기조는 유지하되, 상대적으로 은행이나 기업 입장에서 필요한 유동성은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규성 기자 bobos@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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