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리는 코스피 전망, 쟁점은?

밸류에이션ㆍ경기회복ㆍ외인 매수 등이 변수..여건 vs 개선 조짐 시각차

최근 증권가에서 주식시장의 전망이 팽팽히 엇갈리고 있다. 지난 11거래일간 코스피 지수가 랠리를 이어온 후 지난 29일부터 이날까지 소폭 되밀리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조정이 매수 기회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는 반면, 또다른 측면에서는 여전히 우려되는 부분이 많다는 입장이다. 이들이 서로 엇갈리는 전망을 내놓고 있는 것은 크게 밸류에이션과 경기회복, 또 국내증시에서의 외국인 매수세에 대한 시각이 다르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이들의 의견을 분석해보면 투자자들 역시 헷갈리는 전망 속에서도 나름대로의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먼저 밸류에이션을 살펴보자. 지난 14일 1370선대에 놓여있던 코스피 지수는 불과 2주만에 1530선 턱밑까지 올라섰다. 지수가 상승랠리를 보이게 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기업들의 2분기 어닝이 예상외로 좋았기 때문이다. 밸류에이션이란 기업들의 실적과 주가의 상관관계로 형성되는 것인 만큼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됐으니 밸류에이션 부담도 해소되고 있다는 것이 낙관론자들의 의견이다. 하지만 밸류에이션에 대한 또다른 의견은 실적 중에서도 매출 부문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업이익이야 경비절감 및 구조조정 등 회사의 자구책으로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매출은 수요가 늘어야 가능하다는 것. 즉 2분기 실적에서도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된 반면 매출은 그대로이거나 줄어든 회사가 많았던 만큼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고 단정짓기는 이르다는 의견이다. 이것은 앞서 지적한 미 경기회복에 대한 시각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신중론자들은 매출액이 늘지 않은 만큼 소비 부문을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 반면 낙관론자들은 소비부문의 회복을 엿볼 수 있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것은 국내보다는 미국 기업 및 경제에 대한 논란이 된다. 미국기업들 역시 2분기 기대 이상의 어닝서프라이즈를 내놓았고, 이것이 글로벌 증시 랠리를 이끈 직접적인 원인이 됐지만, 매출부문의 경우 기대치 이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세계적인 소비 대국인 미국에서 소비 개선이 나타나고 있지 않다는 것.특히 미국의 소비개선은 선행지표인 소비자신뢰지수를 2달째 하락하게 했고, 내구재 주문 역시 5개월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하게 하는 등 경기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고 있는게 사실이다. 올해 들어 주식시장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가장 큰 모멘텀으로 삼아왔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이같이 소비 부문의 여전한 위축과, 이로 인한 일부 선행지표들의 후퇴는 주식시장을 조정으로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낙관론자들의 의견도 일리가 있다. 소비경기가 현재 위축돼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개선되고 있는데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에 가장 밀접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로 고용이다. 고용지표 내에서도 선행지표가 있는데 비농업부문취업자수, 주간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 해고발표건수 등이 그것이다. 이 부문에서 조금씩 개선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실업률 개선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고, 소비와 밀접한 주택시장에서도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으니 조만간 소비가 살아나면서 다시 경기회복에 대한 논란도 잠잠해질 수 있다는 논리다. 결국 같은 상황에 대해 일각에서는 개선되고 있는 조짐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또다른 한 쪽에서는 개선되기 힘든 여건 자체를 우려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증시에서는 외국인에 대한 논란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까지 12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보이고 있고, 외국인이 국내증시의 수급 키를 쥐고 있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하지만 문제는 외국인은 이미 지난 3월부터 줄기차게 매수세를 보여왔고 지난 4월과 5월 각각 4조원씩, 6월 2.5조원, 7월 4조원의 매수세를 보이는 등 줄곧 사들이기만 했다는 것. 이에 대해서도 이미 주가가 상당히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차익실현에 나서지 않고 있는 만큼 외국인이 국내증시의 추가 상승에 베팅을 하고 있고, 여전히 외국인의 비중이 낮은 만큼 추가 매수세가 가능하다는 의견과, 언젠가는 차익실현에 나설텐데 그 경우 외국인에 편향된 국내증시의 수급은 어떻게 돌릴 수 있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 내에서 낙관론과 비관론이 동시에 공존하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 역시 전략을 세우기가 쉽지 않다. 다만 종합해볼 때 추세는 아직 살아있지만 리스크 관리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 주식 투자자는 "최근 시장을 보면 경기에 대한 판단을 하기가 쉽지 않은게 사실"이라며 "낙관론과 비관론 모두다 일리가 있어 전략을 세울 때 나름대로 고민이 많다"고 토로했다. 한편 30일 오전 11시15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3.98포인트(-0.26%) 내린 1520.34를 기록하고 있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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