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휴대폰 '번호 이동'에 대한 규제 움직임을 보이면서 이통사간 마케팅 경쟁이 '신규 가입'으로 옮아가고 있다.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휴대폰 번호이동은 23일 현재 68만7857명으로 전월 같은 기간의 97만3614명에 비해 30%정도 감소했다.반면 010 신규 가입자는 전달에 비해 약 10% 이상 증가하면서 월말 기준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010 신규 가입자가 100만명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이다.이처럼 010 신규 가입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이통시장 보조금 과열경쟁이 번호이동 시장에서 010 신규 가입 시장으로 번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번호이동센터에서 매일 집계되는 번호이동 가입자수가 시장 과열의 지표로 여겨지면서 방통위의 눈을 피해 번호이동이 아닌 010 신규 시장에 보조금을 더 늘려 지급하고 있다는 것. 앞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 1일 통신사 CEO들과 만나 과도한 마케팅 자제를 주문했고 CEO들은 마케팅 경쟁을 펼치지 않기로 화답했다.그러나 실제 현장에서 이통사들은 번호이동 가입자에 대한 보조금 규모를 줄이는대신 010 신규 가입자에 대한 보조금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여전히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다.현재 이통 3사 대리점 단가표에 따르면 번호이동보다는 010 신규로 가입할 때 최고 14만원까지 휴대폰을 싸게 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SK텔레콤의 경우 22개 기종이 마이너스폰으로 나와 있고 번호이동보다 010 신규로 가입시 대체로 4만~5만원이 싸고, 주력 모델의 경우 10만원 정도가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KT는 15개 정도의 기종이 출고가 이하인 마이너스폰이며, 번호이동 대비010 신규 가입에 대해 최고 14만원까지 리베이트가 지급되고 있다.LG텔레콤도 9개 기종이 마이너스폰으로 나와 있고 번호이동과 010 신규 가입의 리베이트 차이가 1만원 수준으로 파악됐다.이에 따라 고객들은 휴대폰을 더 싸게 사려고 기존에 사용하던 번호를 버리고 새롭게 번호를 부여받고 있다.하지만 이 같은 무리한 신규 가입자 확보 경쟁은 각사 순증 시장점유율의 불균형을 초래해 또 다시 보조금 경쟁 촉발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이통업계 관계자는 "무늬만 다를뿐 여전한 마케팅 과열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라며"번호이동과 010 신규의 보조금 차별 지급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김진오 기자 jo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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