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이 3만명 조합원을 거느리고 있는 KT노조 탈퇴로 제2의 위기를 맞았다. 올 초 간부 성폭력 사건으로 무너진 신뢰를 채 회복하기도 전에 노조의 잇따른 탈퇴로 제3노총 설립설이 나도는 등 노동계의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strong>◆연쇄 탈퇴 이어지나</strong>= KT노조의 민주노총 탈퇴 이유는 "비민주적 운영방식과 정서를 고려하지 않은 정치투쟁, 정파간 극심한 분쟁"으로 요약할 수 있다. 특히 95%의 압도적 찬성률은 민노총을 두 번 죽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KT 조합원 관계자 조차 "반(反)민노총 정서가 이렇게 압도적일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다. 지난 1월 대한알루미늄·태광산업을 시작으로 효성, LG칼텍스, 코스콤, 현대건설, 인천지하철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12개 기업이 민노총을 탈퇴했다. 이들은 한결같이 민노총이 변화된 조합원들의 정서를 무시한 채 시대착오적인 정치투쟁에만 몰두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처럼 신뢰가 바닥으로 추락한 상태에서 다른 노조들의 연쇄 탈퇴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민주노총 IT 연맹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KT노조의 탈퇴함에 따라 IT연맹 자체가 사라졌다 봐도 과언은 아니라는 것. 실제로 IT연맹이 남아있는 노조는 물론, 민노총 최대 산별노조인 금속노조에서 현대차지부 정비위원회가 탈퇴를 준비하고 있고 9월 전국지하철노동조합연맹이 민노총 탈퇴 관련 찬반투표를 실시하는 등 하반기 민노총 탈퇴 움직임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이들이 민노총에 지불하는 운영비가 연간 4억원에 달한다는 점은 고려할 때, 향후 사업집행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 역시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strong>◆"큰 의미 없다"... 애써 담담</strong>=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민노총은 "실제 타격은 그리 크지 않다"며 애써 담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민노총 한 관계자는 "전국 민노총에 소속된 조합원은 80만명으로 KT노조 탈퇴로 직접적인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이미 KT노조는 우리와 다른 노선을 취하고 있었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충격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민노총의 와해를 바라는 일부 조직과 언론이 과장되게 떠들고 있는 것"이라며 "조직의 이념과 이질적이였던 연맹이 탈퇴함으로서 오히려 결속력이 강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올 2월 민노총의 간부 성폭행 사건과 이를 은폐하려는 의혹이 지속되면서 신뢰를 갉아먹은지 얼마안돼 조직내 반발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은 민노총에게 분명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노동부 한 관계자는 "민노총의 탈퇴가 하반기에도 계속 이어진다면 '제3노총' 설립의 현실화도 가능하다"며 "자신들의 고용안정, 근로조건 개선 등을 내세우는 노조의 변화된 정서에 맞춰 노동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303@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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