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거액 자산가일수록 불황에 자산을 더 잘 지킨다는 통설이 깨졌다. 경기침체 이후 '슈퍼 부자'의 수가 일반적인 부자들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한 것.
24일(현지시간) 메릴린치가 컨설팅회사 캡제미니 그룹과 공동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자산 3000만 달러 이상을 보유한 전세계 초거부, 즉 슈퍼 부자(ultra high)가 전년 대비 25% 줄어든 7만8000명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이들 갑부들의 총 재산은 증시 폭락, 금융 위기 등으로 24% 가량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금융자산 100만 달러 이상의 일반 부자(high)는 전년 대비 15% 줄어드는 데 그쳤고, 자산 감소율 역시 전년대비 19.5%로 슈퍼 부자에 비해 타격이 작었다.
보고서는 “경기침체 기간 동안 부자들의 숫자와 재산 규모는 2005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며 “전세계 증시가 폭락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안전지대’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경기침체로부터 완전히 회복되는 2013년께에는 전세계 부자들의 재산규모가 사상최대인 48조 달러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특히 중국 부자들의 상승세가 무섭다. 이미 이번 조사에서 중국 부자의 숫자는 영국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중국 내 백만장자의 숫자는 36만4000명으로 영국의 36만2000명을 넘어선다. 영국의 경우 극심한 경기침체로 백만장자의 숫자가 한 해 동안에만 13만1000명이 줄어들었다.
홍콩도 지난 한 해 동안 백만장자의 61%를 잃었다. 인도와 러시아의 부자들 역시 혹독한 시력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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