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향후 경영키워드는?

삼성이 최근들어 변화하고 있다. 그 변화의 중심에 '혁신'이라는 키워드가 있다.삼성 사장단은 지난 17일 서울 서초동 삼성본관에서 한국 최고의 과학 두뇌집단인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서남표 총장을 초청, 특강을 들었다. 이날 주제는 '이노베이션'(혁신).서 총장은 이날 강의에서 "어떤 조직이든 이노베이션을 위해서는 뚜렷한 목적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30여명이 넘는 삼성 사장들이 모두 공감했음은 물론이다.이날 회의에 참석한 고위 관계자는 "이번 강의는 기업이나 조직에 시사하는 바가 컸다"며 "아주 유익했다"고 총평했다.지난 2007년말 시작된 '삼성특검'으로 삼성의 실체조차 희미했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 그룹내 역동성은 눈부실 정도다.삼성은 이건희 전 회장이 출범한 1987년이후 20년동안 숱한 경영노하우를 설파하며 재계의 주목을 끌었다.이 전 회장은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 신년사에서 '내 탓이오'를 강조했다. 남 탓하기에 바빴던 세상 사람들에게 그의 메시지는 신선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또 "바람이 강하게 불수록 연은 더 높이 난다"며 '연 경영론'을 주창하기도 했다.이 전 회장은 이에 앞서 1993년 신경영을 주창하면서 '메기론'을 들고 나왔다. 메기론의 핵심은 미꾸라지 '포식자'인 메기와 함께 자란 미꾸라지가 힘도 세고 통통하다는 것. 비슷한 시기에 이 전회장은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며 세상을 향해 다시 한 번 일갈했다. 이 말은 두고두고 회자됐으며 지금도 어려울때면 자주 등장한다.이 전 회장은 이외에도 '개구리론'(개구리 눈이 머리에 달린 것은 생존을 위한 것), '거북이론'(거북이는 구덩이를 파고 나올 때 서로 협력), '파이프론'(100cm 파이프도 50cm만 사용하면 50cm 파이프) 등 위기때마다 세상을 향해 화두를 던졌다.이후 이 전 회장은 지난 2006년에는 미국 뉴욕에서 주재한 사장단 회의에서 "모든 것을 원점에서 보고 새로운 것을 찾아내는 창조적 경영"의 중요성을 처음 언급했다. 이후 기회 있을 때마다 "더 이상 남의 것만 카피해선 독자성이 생겨나지 않는다.망망대해를 헤쳐나가야 하는데 등대가 없다"는 표현을 쓰며 창조경영을 통해 미래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하지만 2007년 '삼성특검'은 갈길 바쁜 삼성의 두 손과 두 발을 모두 묶었다. 인사와 투자는 올스톱됐다.그리고 1년6개월 뒤.삼성은 대대적인 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정비하고 있다.최근에는 조직내 구조조정 등 혁신작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계열사의 성공적인 구조조정 사례 공유나 선진기업의 경영 벤치마킹 등이 그 것이다.그러나 삼성의 혁신은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게 중론이다.세계경제 침체속에서 새로운 도약을 일궈내고, 나아가 최근 대법원 '무죄'판결을 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경영권 승계작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혁신'이 무엇보다 필요하기 때문이다.그래서일까, 서남표 총장의 이날 삼성 사장단을 상대로 한 '이노베이션' 강의는 각별한 의미로 다가왔다.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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