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순방 일정을 마치고 18일 귀국하는 이명박 대통령이 난마처럼 얽혀있는 현 정국을 풀기 위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방미 기간 동안 한미정상회담에 집중됐던 언론과 여론의 관심이 이 대통령의 귀국에 따라 자연스럽게 국내문제로 쏠리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의 국정쇄신 요구에 별다른 언급없이 특유의 장고모드에 유지해왔다. 다만 15일 정례 라디오연설에서 미국 워싱턴 방문 이후 모종의 결단을 내릴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 이념과 지역으로 갈라진 민심 ▲ 권력형 비리와 부정부패 ▲ 무조건 반대하는 정쟁의 정치문화 등의 고질적 문제에는 대중요법보다 근원적 처방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미국방문을 끝낸 뒤 귀국해서 많은 의견을 계속 듣고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 정국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각계각층의 시국선언 등 반MB 정서의 확산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독재자 발언 등을 둘러싼 갈등으로 꼬일 대로 꼬여있다. 한나라당은 쇄신논란으로 자중지란에 빠졌고 6월국회 전망 역시 여야의 기싸움으로 불투명하다. 아울러 남북관계 역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 대통령에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국정반전을 위한 모종의 쇄신책은 선택보다는 필수가 돼가고 있는 것. 국정쇄신책을 외면할 경우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이는 곧 집권 중반 이후 레임덕으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이에 따라 모든 시선이 청와대를 향했다. 다만 여론에 떠밀린 국면전환용 개각이 없다는 방침이 거듭 흘러나왔다. 하지만 타이밍이 문제일 뿐 이 대통령의 결단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여기저기서 쏟아졌다.
실제 빅4로 불리는 4대 권력기관 중 국세청장과 검찰총장이 공석이다. 현실적인 인사수요가 있는 것.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이 7월말을 전후로 국세청장과 검찰총장 후임을 지명한 이후 내각 및 청와대 개편에 나서는 단계적 쇄신론을 꺼내들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라디오연설에서 언급했던 근원적 처방이 무엇인지에도 온갖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통합과 화합의 정치를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에 나설 것이라면서 개헌, 선거구제나 행정구역 개편의 카드를 꺼내들지 않겠느냐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박형준 청와대 홍보기획관은 17일 이와 관련, "정치 선진화라는 큰 과제를 중심에 놓고 모든 문제를 열어놓고 생각하고 의견을 듣겠다는 것"이라며 "정치 선진화를 위해 제도까지 포함한 여러 가지 문제를 깊이 있게 같이 고민해보자는 뜻"이라고 밝혔다.
워싱턴=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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