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전 대통령 서거’ 5년 전 예언?

충남 예산 풍수가 2004년 기고글 “가정 복잡하고 단명”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겪은 탄핵사태와 임기 뒤 불어 닥친 검찰수사, 또 길지 않았던 삶을 미리 내다본 풍수지리학자가 뒤늦게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충남 예산군 예산읍에서 풍수지리연구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수천(73·사진) 원장. 김 원장은 지난 16대 대선을 앞두고 거세게 분 ‘노풍(盧風)’ 원인을 풍수지리학적으로 풀어보기 위해 2002년 4월 봉하마을의 노 전 대통령 부모 묘소를 찾았다. 김 원장은 이때 본 묘소의 풍수지리를 중국 고서(古書)에 비춰 풀이했다. 김 원장이 주목한 중국의 옛책은 당나라 때 쓰인 ‘지리오결’과 ‘감여’란 책 등이다. 김 원장 풀이는 2년 뒤인 2004년 10월 충남교육사랑회가 펴낸 ‘아름다운 노년을 위하여’란 책에 실렸다. 글에서 김 원장은 “노 전 대통령 부모 묘소는 감방(坎方·정북쪽)이나 계방(癸方·북동쪽)에 우뚝하게 높이 솟은 바위가 있고 산줄기의 정기가 모인 혈(穴)로 이어지는 ‘입수(入首)’가 암석(巖石)으로 돼 있다”고 관산(觀山)평을 적었다. 그는 “이런 자리의 후손에선 국왕이나 국부, 아니면 정승이 난다고 했으니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건 당연했다”고 풀이했다. 그러나 이어진 글에선 “고서(古書)엔 감방이나 계방에 우뚝 높이 솟은 바위가 땅 속에 큰 바위와 한 덩어리 된 것이면 가정이 복잡하고 단명할 수 도 있다고 했다”며 “노무현 대통령 임기가 염려된다”고 썼다. 김 원장의 이런 풀이엔 노 전 대통령이 임기 중 겪은 전무후무한 탄핵사태와 임기 뒤 사정수사로 말미암은 가족들 수난사, 갑작스런 서거를 암시하는 내용이 모두 담겼다. 결과적으로 노 전 대통령의 부모묘소에 솟은 바위형상을 풍수지리학 고서에 빗대 풀이한 김 원장 예견이 노 전 대통령의 운명을 예견한 셈이다. 김수천 원장은 “고려, 백제, 신라시대를 거쳐 지금까지 이어진 나랏님이 모두 192명인데 이 중 스스로 목숨을 던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풀이가 맞은 꼴이 됐지만 너무 충격적이었다”면서 “자칫 나의 글이 안 좋게 비춰질까 염려스럽고 마음 깊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충남 예산 출신으로 예산교육장 등을 지냈으며 교직에서 은퇴한 뒤 풍수지리학을 연구하고 있다. 노형일 기자 gogonhi@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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