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노조가 집행부 총 사퇴를 선언키로 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임단협안이 논의되는 과정에서 자칫 10여차례에 걸쳐 논의된 내용이 백지화되고 임단협이 오리무중으로 빠질 공산이 높아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15일 오전 10시 30분 기자회견을 열고 집행부 총 사퇴를 선언키로 했다. 집행부가 예정대로 총 사퇴한다면 사측으로서는 순식간에 교섭대상을 잃게 되는 상황이어서 자칫 임단협이 속절없이 장기화될 수 있는 상황이다. 노조 관계자는 "오늘 회견을 열고 집행부가 총 사퇴하는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미리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번 사퇴 선언에 대해 노조 내부에서 임단협 핵심안인 주간연속 2교대제 시행을 놓고 증폭된 갈등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 한 관계자는 "노조가 지난 10일 가졌던 9차(노조 주장으로는 10차) 교섭 후 11차 교섭을 12일에 속개키로 했으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내부 사정 때문이라며 이를 연기했다"며 "이유를 추측하기는 어렵지만 만약 지도부 총사퇴가 현실화 된다면 임단협이 아예 처음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윤해모 현대차노조 지부장은 이날 오전 울산공장서 열린 노조 상무집행위 회의에서 사퇴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윤 지부장을 비롯한 지도부는 그간 주간연속 2교대제 시행을 둘러싼 공장간 이견에 대한 조율에 난항을 겪어 왔다.
그러나 윤 지부장의 사퇴 선언이 실제 지도부 총 사퇴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사퇴 선언이 노조 내부의 이견을 불식시키고 다시 집행부의 지도력을 회복하기 위한 카드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임단협이 임박한 상황에서 집행부 사퇴로 인해 노조 내부에 지도력 공백이 발생한다면 노조는 사측과의 임단협 과정에서 주도권을 뺏길 수 밖에 없다. 노조 내부 반 집행부 세력이 입을 다물 수 밖에 없다.
노사는 최근까지 협상을 거듭하며 단협 개정안 18개 조항에 대해 1차 검토를 마쳤다. 10차 교섭부터는 별도요구안 7개항에 대해 논의가 시작됐으며 이 별도 요구안에 핵심 쟁점사안인 주간연속 2교대제가 포함돼 있다.
주간연속 2교대제는 지난해 노사간 협상에서 올 1월부터 전주공장서 시범 시행하고 오는 9월부터 전 공장 확대시행에 합의된 사항이지만 지난해 말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단행이 유보돼 왔다. 시범 실시키로 했던 전주공장이 판매 감소로 인해 생산물량 확보 마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노사는 전주공장에 별도의 노사협의체를 구성하고 경기 회복 후 주간연속 2교대제 시행을 원칙으로 하고 세부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나 수 개월째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주간연속 2교대제 시행시 줄어드는 근무시간에 따른 임금 지급액 변경안 등에 합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윤 지부장이 사퇴해 지부장이 공석이 될 경우에는 수석 부지부장이 직무를 대행하게 되며 집행부가 총 사퇴할 경우에는 새 집행부를 선출하게 된다.
우경희 기자 khwoo@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부 우경희 기자 khwo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