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블로그] '서비스로 포장한 맥도날드의 잇속 챙기기'

“6월 1일부터는 음료 무료리필 서비스 안 돼요.” “음료가 더 필요하시면 돈을 내야 해요” 종업원의 이 한마디에 손님들의 표정은 민망함으로 가득했다. 한 잔의 음료 서비스를 못 받았다는 기분보다 어쩌면 여러 사람 앞에서 거절을 당했다는 굴욕감이 앞섰을지도 모른다. 지난 3일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 맥도날드 매장에서 목격한 상황이다. 점심시간 때라 매장은 주문을 하기 위해 줄 지어 기다리는 사람과 식사를 끝내고 매장을 빠져 나가는 사람들로 붐볐다. 외국인도 눈에 띄었다. 이 와중에 여기저기서 음료 무료리필을 놓고 손님들의 불만과 이를 해명하는 매장 직원들의 소리가 계속 들려왔다. 타 업체에서는 되는데 맥도날드만 왜 안 되냐는 주장도 들렸다. 맥도날드에서 음료 리필을 받으려면 1컵 당 1500~1700원을 내야한다. 물론 이익을 내야 하는 기업의 사정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치러야 할 대가라면 소비자들도 기꺼이 받아 들일 것이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패스트푸드점에서 음료 리필 서비스는 얼마든지 가능한 것으로 소비자들은 익히 알고 있다. 매장 직원에게 무료리필 불가 이유에 대해 물어봤다. 답변은 “본사로부터 공문이 내려왔는데, 고객에 대한 신속한 서비스 때문”이라는 것이다. 제품 원가 인상 또는 인건비 상승 때문이라는 답변이 올 줄 알았는데... 의외였다. 다시 말해 “제품 주문을 받는 중에 음료 무료리필까지 해 주다보면 주문을 하기 위해 먼저 와 줄을 선 손님들을 기다리게 하는 피해를 준다”는 것이다. 언뜻 생각해 보면 그럴듯한 이유 같았지만 납득이 가질 않았다. 진짜 서비스가 이유였다면 소비자로서는 ‘속았다’는 기분을 쉽게 떨칠 수가 없다. 음료 무료리필 서비스를 원하는 소비자도 이미 맥도날드 제품을 구입한 손님이다. 새로 제품을 사기 위해 줄을 선 소비자와 조금도 다를 바가 없고, 차별 받아야 할 이유는 더욱 없다. 고객 서비스로 포장한 맥도날드의 잇속 챙기기가 분명해 보인다. 일손이 모자라 아르바이트 직원 충원을 차제하고라도 최소한의 음료 리필 코너를 별도로 정하는 성의는 보였어야 했다. 이마저도 고객들은 느끼지 못했다. 매장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음료 리필 불가’에 대한 안내문조차도 볼 수 없었다. 각종 매체를 통한 사전 홍보도 보거나 듣질 못했다. 설령 사전 홍보를 했더라도 세계 최대의 패스트푸드 체인인 맥도날드가 이런 허술한 마케팅 전략을 세웠을까 하는 의구심마저 들 정도다. 이는 비단 인천국제공항 매장의 일만은 아닐 것이다. 국내 전 맥도날드 매장에서 충분히 일어 날 수 있는 상황으로 여겨진다. 또한 맥도날드는 최근 단골고객을 잡기 위해 햄버거 배달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다른 업체들과 달리 ‘배달료’를 받아 소비자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롯데리아. 버거킹 등 다른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음료 무료리필 서비스를 중단할 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차라리 “경제 불황속에서 제품 원가와 인건비 상승 등이 이유였다”고 밝혔다면 다소 불만이 있더라도 설득력은 얻을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든다. 글로벌 경쟁 속에서 대부분의 기업들은 고객 서비스 전략에 최우선하고 있다. 맥도날드가 진정으로 고객을 위할 마음이었다면 어떻게 해서라도 고객의 불편함과 불만을 해결하려는 성의를 보이고 기업의 도리는 지켰어야 했다. 라영철 기자 eli7007@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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