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9일 서울 경복궁 앞뜰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영결식에 참석한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이 대통령 내외가 헌화, 분향하는 과정에서 백원우 민주당 의원이 이 대통령에 항의하는 소동이 일었던 것.
백 의원은 이 대통령 내외가 사회자 송지헌 씨의 소개를 받고 자리에 일어섰을 때 뛰쳐나와 "사죄하라. 어디서 분향을 해"라고 소리쳤다.
백 의원은 곧바로 경호원 수십 명에 의해 제지당해 한쪽 옆으로 끌려갔고 영결식 내에서는 술렁이며 소란이 일었다. 특히 백 의원과 같은 줄에 앉아있던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은 통곡했고 영결식 현장에서는 정확히 알 수 없는 고함과 비명 소리가 들렸다.
이후 이광재 민주당 의원과 안희정 최고위원이 백 의원을 양쪽에서 부축하며 자리에 데려왔다.
이 대통령 내외는 현장에서의 소동에도 큰 동요없이 헌화대 앞으로 걸어나가 헌화와 분향을 마쳤다. 이후 권양숙 여사 등 유족이 자리한 곳으로 가서 고개를 숙이며 조의를 표했고 권 여사는 목례도 답한 뒤 고개를 떨궜다.
한편, 백 의원은 자리에 돌아온 뒤에도 계속해서 울먹였다. 이에 이광재 의원이 백 의원의 손을 어루만지며 위로했다. 이후 조사를 낭독하며 영결식장을 눈물바다로 만든 한명숙 전 총리는 소란이 난 곳을 찾아와 자제해줄 것을 당부했다.
영결식을 마친 이후 한명숙 전 총리와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 대통령에게 다가가 백 의원의 소란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혔고 이 대통령은 고개를 젓고 손을 내저으며 "아니예요"라고 말하며 상관없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영구차가 노제가 열린 서울시청 광장으로 출발하기 직전 권양숙 여사와 잠시 대화를 나누며 위로했다.
이 대통령 내외는 또한 운구차와 유족들이 영결식장을 빠져나가는 모습을 경건하게 지켜봤고 운구차가 지나갈 때는 고개를 숙였다.
이 대통령은 이후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내외, 박관용 전 국회의장 등 참석자들과 악수를 나눈 뒤 영결식장을 떠났다.
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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