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로 출근하는 포스코회장님 '내꿈은 저탄소 녹색제철'

그린 포스코 '환경입국' 꿈꾼다 <상> 포스코발 자전거 출퇴근 운동 금연·체중조절과 함께 3대 실천 경영전략 포항·광양 제철소 도로정비·보급대수 늘려 연말까지 직원 2700명 동참..국민운동 앞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왼쪽에서 두번째)이 지난 16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 공원에서 열린 '제10회 철의 날 기념 철강사랑 마라톤 대회'에서 철강업계 CEO들과 마라톤 출발선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고 있다.

"1970~1980년대 포항제철(현 ) 시절엔 아침이면 형산강 다리 위로 출퇴근하는 직원들의 자전거 행렬이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대한 늬우스'에 방송될 정도였지요. 당시 제 월급이 5만원이었고, 자전거 한 대 값은 무려 1만2000원이나 했습니다. 회사에서 할부 구입 지원을 해서 잘 타고 다녔는데 바퀴에 펑크라도 나면 출근에 지장이 있으니, 매일 조이고 닦고 기름 치고 지성을 드렸습니다." 포항제철소에서 정년퇴임한 신경순씨는 사내지 기고문을 통해 과거 자전거를 탔던 추억을 이렇게 소개했다. 2009년 5월. 서울 대치동 포스코 센터는 지난 18일부터 직원들을 대상으로 '자전거 특별 전시·할인 판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매주 월요일 직원들과 조찬 강연회를 갖고 있는 정준양 회장이 직원들로부터 "자전거로 출퇴근하고 싶은데 부담을 덜어 줬으면 좋겠다"는 요청을 수렴해 즉시 조치했다. 교통수단으로서 지원대상이었던 자전거가 이제는 녹색성장을 위한 대상으로 바뀐 것이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

<strong>◆'자전거 타기' 환경전략 키워드=</strong> 자전거 타기는 포스코가 추구하는 '환경입국' 전략중 금연ㆍ체중조절과 함께 전 임직원이 추구해야할 핵심 실천전략중 하나로 꼽힌다. 올 2월 새 사령탑으로 선임된 정 회장이 3대 경영방침 중 하나로 '환경경영'을 천명한 후 첫 임원회의에서 이를 제안해 추진되고 있다. 정 회장은 "'저탄소 녹색성장' 부문에서 포스코가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하고 "전 국민이 참여해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우리가 우선 할 수 있는 방법이 '자전거 타기'이며, 우리가 붐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3월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정 회장은 예전에 "일반 자전거로 중국과 경쟁할 수 없으니 한국 지형에 맞는 고급 자전거를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포스코가 금속중 가장 가벼운 마그네슘을 생산하고 있으니 마그네슘으로 프레임을 만든 자전거를 만들면 되지 않을까? 이를 위해 우리가 자전거 사업에 뛰어들거나 자전거 제조업체 지분에 참여할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정 회장은 자전거 사업에 진출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여기에 정 회장은 자신도 직접 자전거를 타기도 했다. 지난 16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 공원에서 열린 '철강사랑 마라톤 대회'에 참석한 정 회장은 철강업계 CEO들과 함께 행사장에서 마라톤 출발선까지 200여m 거리를 직접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자전거 이용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으며, 마라톤 대회 참가자들에게 자전거 200대를 경품으로 제공했다. 포항과 광양 등 양 제철소는 전 임직원들이 자전거를 더 많이 탈 수 있도록 도로를 정비하고 보급 대수를 늘리고 있다. 포항 제철소는 지난달 27일부터 매주 월요일을 '자전거 타고 함께 출근하는 날'로 정하고 실천에 들어갔다. 포항제철소는 자전거 출퇴근 직원을 600명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달초부터 제철소 내 28㎞에 달하는 자전거도로의 도색 작업과 120개의 안전표지판 설치를 완료했다. <strong>◆"직원 자전거 이용 9배로 늘린다"=</strong> 5월부터 포항제철소에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자주색 자전거가 등장했는데, 이 자전거는 포스코가 공장 직원 뿐만 아니라 제철소를 방문한 외부인들도 탈 수 있도록 들여온 공용 자전거 '그린 바이크(Green Bike)'다. 포스코 포항 본사 측문 옆에 20대가 비치돼 시범 운영되고 있는 그린 바이크는 이용 현황을 조사한 후 대수를 늘리는 한편 포스코 전 사업장으로 확대 실시할 예정이다. 광양제철소는 제철소내 차량 통행량을 일 8800대에서 6000대 이하로 줄인다는 목표 아래 외주파트너사 직원 1만 3000명을 포함한 제철소 내 근무자 2만여 명에게 자전거 타기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자전거 타는 직원 수 300명을 700명까지 끌어올린다는 계매주 화요일을 '자전거 타는 날'로 정해 상주ㆍ교대근무자가 함께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또한 '광양제철소 자전거 타기 운동 TFT'를 통해 직원들로부터 자전거 타기에 대한 개선 아이디어와 의견도 수시로 접수받는 등 환경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이를 통해 양 제철소는 현재 300여명 수준인 자전거 출퇴근 직원 수를 연말까지 2700명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서울 포스코센터도 지상 1층에 140여대를 세울 수 있는 '자전거 주차장(Bike Station)'을 다음달 말까지 설치키로 했다. 자전거 주차장은 스테인리스 스틸과 강화유리를 사용한 리프트식의 첨단 거치대로 여성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도난 방지를 위해 주차장에 CCTV를 설치하고 아이디(ID) 인식 시스템도 도입키로 했다. 또한 사물함과 샤워 시설도 신축 또는 확충을 지원하기로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자전거 타기는 '제철보국'을 실현하는 데 주력했던 포스코가 '환경입국'으로 발전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녹색성장 사업을 알리는 대표적인 캠페인이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 더욱 더 다양한 방법으로 자전거 타기 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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