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째 '동물아빠'…'자녀 200종으로 늘었죠'

<strong>63씨월드 박진희 과장 인터뷰</strong>
1990년대 초에 초등학생이던 지금의 20대 중반~30대 초반 어른들. 선생님 뒤를 따라 학급 친구들과 줄을 맞춰 63빌딩 수족관을 구경하던 기억 하나 쯤은 다들 가지고 있다. 당시 이 곳엔 펭귄ㆍ악어 등 서너 종 동물만이 살림을 차린 상태였다.   이후 한 번도 수족관을 찾지 않은 사람이 이 곳의 변화상을 접한다면 아마 격세지감을 느낄 거다. 종 수가 200여개로 늘었으니 말이다. 한 종 당 수 백, 수 천 마리씩 자리를 잡은 경우가 많다보니 개체 수를 일일이 따지는 건 의미가 없다.   1992년에 입사해 17년째 동물들과 동고동락중인 '63씨월드' 박진희 과장(사진)도 세월의 흐름을 실감한다. 동물 사육에서 조련, 공연까지 모두 담당하는 박 과장은 22일 "입사 초기엔 종 수도 얼마 안 됐고 지금처럼 쇼를 하지도 않았다"며 당시를 떠올린 뒤 "종 수도 종 수지만, 지금은 '행동전시', '스릴워터' 코너도 갖춰지고 정말 많이 발전했다"고 말했다.   '행동전시'란 동물이 물 속을 헤엄치는 장면 뿐 아니라 물 밖에서 노니는 모습까지 볼 수 있도록 수조 내외 전체를 전시하는 기법이며 '스릴워터'는 발 밑에 펼쳐진 수조를 일컫는다.   박 과장은 대형 마트 에스컬레이터 얘기도 꺼냈다. 그는 "에스컬레이터 타고 오르내리면서도 쇼핑을 할 수 있도록 상품 전시를 해둔 것처럼 이곳에도 '폴링웨이'가 있다"며 "계단 오르내리시는 동안에도 감상할 수 있게 수조를 만들어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훌륭한 시설이 갖춰진 데 맞춰 새로 입주한 귀한 가족도 많다. 일명 '임금펭귄'으로 불리는 '킹 펭귄(7마리)'이 대표적이다. 박 과장은 "한 마리당 최소 5000만원은 줘야 살 수 있다는 킹펭귄을 데리고 있는 곳은 우리나라에 이곳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오는 10월이면 바다코끼리 2마리가 이 곳에 들어오는데, 역시 국내 최초다. 박 과장은 "조련 기간을 거쳐 내년엔 쇼를 만들 생각"이라며 "현재 시설을 준비중"이라고 귀띔했다.   그를 바쁘게 만들 일이 또 생겼다. 2012년 5월 초 제주도에 들어설 해양과학관 아쿠아리움 공연 사업을 63씨월드가 따낸 것. 박 과장은 "아쿠아리움은 세계에서 열손가락 안에 꼽히는 규모로 지어질 것"이라며 "그 때는 돌고래도 여섯마리 정도 들어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규모가 열손가락 안에 꼽힌다면 공연 내용도 열 손가락 안에 들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일까? 박 과장은 벌써 빈번한 '제주도행'을 각오했다. 사육과 조련 모든 과정을 담당하는 그이다보니 어쩌면 한 동안 그 곳에 살아야 할 지도 모른다. 이에 박 과장은 "자녀들과 떨어질 일이 많아질 걸 생각하면 조금 걱정이 된다"면서도 "제주도 사업은 국제적인 작업이 될 것이다. 그에 대비해 전문적인 연구와 교육 활동도 열심히 할 생각"이라며 웃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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