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결과물은 '무난한' 수준
'중견' 가세 의미 커...'申'압박 강도 커질 듯</strong>
신영철 대법관의 재판개입 사태를 둘러싸고 들불처럼 번지던 판사회의가 전국 고등법원 중 최대 규모인 서울고법 판사회의를 기점으로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신 대법관의 행위는 재판독립 침해'라는 비교적 낮은 수위의 결론밖엔 끌어내지 못했지만, 그간 소장판사들 중심이던 판사회의에 중견판사들까지 동참함으로써 신 대법관에 대한 압박 강도와 범위를 한 층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서울고법 배석판사 105명 가운데 75명은 21일 오후 6시30분 부터 자정 무렵까지 서울 서초구 고법 청사 내 회의실에서 신 대법관의 행위 및 거취 문제 등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릴레이'식 판사회의에 정점을 찍는 자리가 될 것이란 추측 속에 열린 이날 회의에서 판사들은 신 대법관의 이메일 전송 등 행위가 재판독립을 침해한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결과물 자체만 보면 다소 '김 빠진' 회의로 비춰질 수도 있다. 신 대법관 행위의 적절성 논의는 지난 달 '전국법관워크숍' 때부터 줄기차게 이어져왔기 때문.
그러나 이번 회의가 비교적 연차가 높은 중견판사들 중심이었던 만큼 그간의 판사회의에 무게를 더해주고 신 대법관이 '용단'을 내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 돼있음을 확인해 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까지 이어진 전국 법원 판사회의는 대부분 지방법원 단독판사들 중심이었는데, 연차 10년 미만인 이들 판사는 법원 내 소장파(少壯派)로 불리며 '젊은 피'역할을 해왔다.
때문에 지금까지 열린 단독판사들의 회의를 두고 일각에선 '젊은 판사들의 패기 정도로 보면 되는 거 아니냐'는 냉소적인 반응도 제기됐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부장판사 승진을 앞둔 연차 12~15년의 중견판사들이 의견을 모아줌에 따라 신 대법관 및 법원 수뇌부가 느끼는 압박의 강도는 더욱 커졌을 것이란 게 법원 안팎의 분위기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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