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 열기 착시인가, 대세 회복인가

올 들어 서울 강남권 재권축단지들이 반등하고 인천 청라지구의 아파트 신규 분양이 잇달아 청약 성공을 거두면서 주택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부풀고 있다. 이에 따라 주택시장의 회복세가 완연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7일 "각종 규제 완화, 실물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들이 반영된 결과"라며 "광교, 김포 한강신도시 등으로 이어지는 수도권 청약 일정으로 열기가 더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최근 잇따른 청약 열기에 대해 "신규분양과 관련해 전매제한이나 양도세 등의 규제가 일시적으로 풀리는데다 기존 주택시장에 대한 바닥론이 제기되면서 수요자들이 지금을 내집마련의 시기로 판단하는 것 같다"며 "최근 각종 거시경제 지표가 호전되는 것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분양 해소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최근의 청약 열기는 단발성에 그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했다. 특히 신규로 분양될 아파트 시장에 대해서는 입지가 뛰어나거나 가격 경쟁력이 있는 일부 단지만 청약이 몰리는 이른바 '쏠림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분양가가 비교적 저렴하고 입지가 좋은 경기 김포한강신도시와 인천 청라 및 송도 등은 양도세 비과세까지 기대하는 청약자들이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비해 다른 지역 분양예정 단지는 주변 집값이 워낙 많이 떨어져 있어 극심한 미분양을 보이는 등 신규 분양시장은 가격과 입지조건을 중심으로 양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쌓여만 가는 미분양과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신규 분양 단지들이 청약에 성공하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으로 풀이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미분양단지는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높거나 중대형 위주의 공급, 또한 입지 여건이 떨어지는 등 나름대로 원인이 있게 마련"이라며 "무엇보다 분양가가 비싸 시세 차익이 예상되지 않으면 수요자들은 외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분양시장에서 수요자들에게 인기를 끌 수 있는 비결은 지금까지 미분양 발생의 고질적인 원인으로 지목됐던 고분양가, 중대형 공급, 공급 과잉 등의 대목을 철저히 배제하는 게 중요한 포인트라고 지적했다. 수도권 분양시장 전체를 달굴 정도로 청라지구 아파트 인기가 뜨겁지만 신규로 공급될 단지별 입지나 분양가, 브랜드에 따라 청약 및 계약 결과가 차이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반짝 상승에 동요돼 내집마련을 서둘러 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박 대표는 "지금은 시기보다 지역을 잘 선택해야 한다"며 "주변 호재가 많은 곳이나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택지지구 등의 신규 물량 위주로 접근하는 것이 옳은 선택이다"고 말했다. 박 부사장 또한 "구체적인 내 집 마련 시기를 예측하긴 어렵지만 기업 구조조정이 마무리 되고 경제성장이나 실업 관련 지표가 개선되기 직전이 적기가 될 것"이라며 "아울러 경기회복과 시장여건에 따라 고금리로 갈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서도 반드시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청라지구의 분양 열기가 분양시장으로, 또 부동산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길 기대하는 마음은 크지만 수요자로서는 좀 더 신중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