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경기도 부천에 사는 회사원 박진웅(39)씨는 오피스텔(원룸) 투자로 연 9%에 가까운 쏠쏠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역세권은 아니지만 대학가 부근이라 임대에도 걱정이 없다. 관리사무소가 있어서 특별히 관리에 손이 가지는 않는다.
2년전 6300만원짜리 오피스텔 4개를 매수한 박씨에게는 1년에 974만원씩 통장에 꽂힌다. 매입가격은 2억5200만원이지만 새마을금고로부터 1억원 가량을 대출받아 실 투자금액은 1억5000만원 정도다.
오피스텔 투자자금을 마련하느라 아파트에서 다세대주택(빌라)으로 집을 옮겼지만 월급외의 부수입으로 생기는 쏠쏠한 수익률을 생각하면 역시 잘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2. 은퇴를 준비하는 김영철(55ㆍ가명)씨는 똘똘한 상가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서울 강남북은 물론 판교, 분당 등 신도시 구석구석 동분서주 하고 있다. 상가투자와 관련된 세미나가 열리는 곳도 마다하지 않고 발걸음을 한다.
김씨의 상가투자 목적은 노후대비다. 몇 해만 지나도 경제활동에서 물러나야 할 처지라 일치감치 투자전선에 뛰어든 것이다. 김씨가 상가에 투자할 수 있는 가용금액은 6억원 정도로 30% 대출과 보증금을 감안하면 10억원대 상가를 노려볼 수 있다. 그가 희망하는 수익률은 7%대다.
부동산을 통해 시세차익을 노리던 과거의 투자법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부동산 가격 안정과 저금리가 낳은 새 트렌드다. 오피스텔에 투자한 박씨나 상가 투자를 준비하고 있는 김씨 모두 주변 환경변화에 신속하게 대처한 사례다.
공인중개사인 친척의 권유로 일찍이 오피스텔 투자에 나선 박씨는 처음에는 투자수익률에 대해 반신반의했다. 마땅히 여유자금도 없고 8%대의 수익률이라는 것이 도무지 감이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혼자 벌어 살림 꾸리기가 팍팍하던 상황이어서 마음을 독하게 먹었다. 아파트를 처분하고 마련한 돈으로 거주할 빌라를 매입하고 나머지로는 오피스텔을 샀다. 실제로 매달 월세로 81만원씩 입금되니 그제서야 실감이 났다. 중개수수료나 잡비용을 털어내도 수익률은 8%에 육박한다.
2년 새 오피스텔 가격도 20%나 올랐다. 하지만 팔 생각은 없다. 박씨는 비싼 집을 깔고 앉아 있으면서 쪼들리게 살고 있는 친구들을 보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한다.
상가투자를 준비하고 있는 김씨는 유동인구가 많은 역세권 상가에 관심이 많다. 석달 동안 발품을 팔아가며 얻은 결과다. 투자비용이 크다는 게 문제지만 상권이 좋아 시세차익을 노릴 수도 있고 공실 위험에서도 벗어날 수 있어서다.
다음 순위로 꼽는 것은 신도시 상업지역내 근린상가다. 신도시의 경우 상권 형성기간이 필요하지만 상권이 안정기에 접어들면 높은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다. 역세권 상가에 비해 위험이 크지만 그 만큼 수익률도 높다.
오피스텔이나 상가투자에 관심이 많은 연령층은 40대에서 6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이들 대부분이 6∼7%선의 수익률을 투자 마지노선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게 상가정보연구소의 설명이다.
오피스텔 투자자의 경우 1억∼3억원 선에서 대출과 보증금을 활용해 투자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상가 투자자는 적게는 3억원에서 최대 10∼20억원 수준으로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유형은 역세권, 단지내 상가, 근린상가 등이다.
이미 상권이 형성된 곳은 투자금이 크기 때문에 소유주 개인 사정으로 나온 급매물이나 경매를 노리는 경우도 많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 소장은 "최근 저금리 기조에다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으로 향하는 행보가 늘고 있다"며 "상권과 입지를 꼼꼼히 분석하고 수익률을 보수적으로 계산해서 투자계획을 세워야한다"고 설명했다.
김민진 기자 asiakm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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