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돼지 장기, 인간 이식 길 열렸다'

면역거부 반응이 거의 없어 장기를 환자에게 이식할 수 있는 형질전환 복제미니돼지가 개발됐다.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안병만)는 국내 연구팀이 '장기가 손상된 환자에게 이식할 수 있는 면역거부 반응이 거의 없는 형질전환 복제미니돼지'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현재 이 형질전환 복제미니돼지는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에서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성과는 교육과학기술부 바이오신약장기사업단(단장 임교빈)의 지원을 받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이경광 책임연구원을 중심으로 서울대 정준호 교수, 국립축산과학원 박수봉 과장, 단국대 심호섭 교수, 건국대 김진회 교수, 전남대 강만종 교수가 참여한 공동 연구팀에 의해 이뤄졌다. ◆초급성 면역거부 반응 극복 연구팀 관계자는 "이번 형질전환 돼지 생산은 인체 이용을 염두에 두고 돼지의 장기를 인체에 이식할 때 인체의 면역시스템에 의해 이식된 장기가 괴사되는 초급성 면역거부 반응 문제를 해결한 것"이라며 "이종장기 이식이 현실화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획기적인 연구성과"라고 설명했다. 미니돼지는 장기를 필요로 하는 환자들에게 원하는 장기를 원하는 시간에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훌륭한 장기 공급원으로 알려졌지만 이종장기 이식 시 면역 거부반응이 심하다는 한계가 있어 '초급성 면역 거부반응'의 해결이 최우선 과제로 꼽혀왔다. '초급성 면역거부 반응'이란 돼지 장기 이식 직후, 돼지의 장기 표면에 존재하는 항원 '알파갈'이 인체의 면역 시스템에 의해 공격받아 이식된 장기가 괴사하는 것을 말한다. 연구팀은 미니돼지 체세포에 존재하는 알파갈 전이 효소 유전자 두 개 중 하나를 제거하고, 이 체세포의 핵을 난자에 주입해 형질전환 복제돼지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형질전환 복제돼지의 교배를 통해 두 유전자가 모두 파괴돼 '초급성 면역거부반응'의 원인인 '알파갈'이 제거된 형질전환 복제미니돼지를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이종장기 분야 국제적 기술력 확보 이번 연구 성과는 지난 2005년 하버드대 연구팀이 면역거부 반응을 초래하는 인자인 '알파갈'이 제거된 미니돼지의 심장을 바분원숭이에 이식해 6개월간 생명을 유지시킨 이후, 세계에서 2번째로 인체 이용을 염두에 두고 미니돼지로부터 형질전환 복제돼지를 생산했다는 점에서 세계적 기술 수준과 동등한 것으로 평가된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국내에서 이종장기 이식을 현실화 할 수 있는 기반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향후 형질전환 복제돼지 연구를 비롯한 이종장기 분야에서 국제적 기술 우위 확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교과부 측은 "이종장기 상용화 시점으로 예상되는 2017년에 세계 장기이식 대기자의 수가 21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미국에서 약 4만명의 환자가 심장이식 수술을 필요로 하는데 이중 약 30% 이상이 장기 기증을 기다리다가 사망하는 실정이다"고 설명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형질전환 복제돼지를 이용해 이식용 췌도, 심장판막, 심장 등을 실용화하는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농촌진흥청과 공동으로 형질전환 복제돼지의 안정적 대량 생산 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연구를 주도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이경광 박사는 연구성과가 나오기 직전인 지난 3월 1일 지병으로 사망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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