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의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 전면참여 선언이 계속 늦춰지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애초 북한의 로켓발사에 맞춰 발표할 것으로 예정됐던 PSI 참여 발표는 열흘이 지나도록 지연되고 있다. 15일 정부 당국자는 "발표가 주말께로 미뤄졌다"고 연기 소식을 전했다.
계속된 연기의 배경과 관련, 당국자는 "주변국과의 협의가 덜 끝났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PSI는 조약이 아니어서 주변국의 승인이 가입요건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국자의 이런 해명은 충분치 못하다는 지적이 많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남북관계에 미치는 악영향을 고려한 연기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북한의 로켓발사와 의장성명에 비난이 나온 뒤에 곧바로 우리 정부가 PSI 가입을 발표할 경우 북한과 대결국면으로 보일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북한이 지난달 30일 "선전포고로 간주하겠다"고 한 것도 부담이다. 북한의 격한 반발이 예상되는 가운데 남북한 간의 여러 현안에 미칠 영향들을 고려한 판단인 것이다.
상황이 이렇지만 우리정부는 PSI전면참여 선언을 마냥 미뤄둘 수만은 없다. 전면참여를 확언한 상태에서 철회하면 자칫 북한에 '굴복'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전면참여를 한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박현준 기자 hjunpar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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