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에 세력이 바뀌고 있다. 집을 지어 분양하는 공급업체도, 부동산을 투자수단으로 재테크를 열을 올리는 투자자층도 과거 모습과는 달라졌다. 차익 위주의 투자 성향도 최근 1∼2년 사이 수익형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그 동안의 부동산 가격 폭등에 대한 부작용이라고 할 수도 있고 경기침체가 나은 새 풍속도라고 해도 좋다. 상가ㆍ오피스텔에 대한 규제 완화, 달라진 투자패러다임 등 바뀐 환경에 대한 당연스런 귀결일 수도 있겠다.
◇ 차익형 상품 지고 수익형 뜨고 = 저금리, 부동산 가격 하락 여파로 수익형 부동산 상품이 뜨고 있다. 소형아파트, 오피스텔, 상가 등이 대표적인 목록이다.
이들 상품의 특징은 저가로 금액부담이 크지 않으면서도 은행 이자를 훨씬 웃도는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환금성이 좋아 불황기 투자물건으로도 손색이 없다.
전반적인 부동산 가격 하락기에 투자대상이 될 만한 주택유형은 대형보다는 중소형주택이다. 지난해 9월 말부터 지난 3월까지 최근 6개월간 수도권 소형주택은 대형평형을 비롯한 다른 평형에 비해 하락세가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났다.
중대형에 비해 자금마련, 환금성 등이 뛰어나고 보유 비용도 적게드는 장점이 있어 불황에 강할 수 밖에 없다. 저출산과 고령화, 늦은 결혼 등으로 1∼2인 가구수가 증가하는 것도 소형주택 수요를 늘게 하는 요인이다.
연립ㆍ다세대 주택의 감소, 최근 몇년 간에 걸친 소형아파트 공급 감소 등도 이유다.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 등 부동산 규제가 완화되면서 앞으로 소형아파트나 오피스텔의 인기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 강남아줌마 가고 2030 재테크족 몰려와 = 부동산 재테크 시장에도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호재가 있는 곳에 나타나 폭풍처럼 휩쓸다가 썰물처럼 사라지는 '큰손' 강남아줌마들이 사라지고 '2030' 열공모드 제테크족이 등장했다. 경기침체기가 낳은 새 풍속도다.
부동산 시장에서 큰손들의 힘은 위력적이었다. 강남, 목동, 분당, 용인 등 버블세븐이 그랬고 뒤늦게 불붙은 노도강(노원, 도봉, 강북), 의정부 등 경기북부 부동산 시장이 마찬가지였다. 재건축 아파트는 물론 재개발ㆍ뉴타운 지역에서도 예외는 없었다.
하지만 불황기인 요즘 동면에 들어간 이들을 찾기란 쉽지 않다. 반면 최근에는 젊고 참신한 부동산 재테크족이 새롭게 등장했다. 20대 말에서 40대 초반까지 대부분 직장인인 이들은 실전투자에 앞서 재테크 학습에 열중하고 있다.
신재테크족은 불황인 요즘에는 학습, 정보수집을 통해 호황기를 준비하고 시장이 회복되면 본격적인 투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들이 공부에 집중하는 것은 사두기만하면 올랐던 부동산 투자 호시절이 이제는 다시 오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김민진 기자 asiakm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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