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 쯤 되면 생긴다 해서 '오십견'이라 불리는 병이 있다. 공식적인 진단명도 아닌 모호한 단어가 유명세를 타면서 불행해진 것은 대한민국 장년층의 어깨다.
보통 오십견이 생기면 물리치료와 침술 등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증세가 약하다면 효과를 보는 경우도 있지만 언젠가는 다시 병원을 찾게 마련이다.
"가장 문제가 이런 환자들에게 운동을 시키는 겁니다. 일종의 고문이죠. 전체적인 병리현상을 이해해야 합니다. 통증은 염증 때문에 오는 것이므로 염증을 가라앉히는 게 최우선 입니다."
성균관의대 교수로 재직하다 '어깨 전문병원'이란 다소 낯선 개념의 병원을 차린 김승호 원장의 말이다. 다른 정형외과 의사들이 무릎에 매달리는 동안 김 원장은 14년째 어깨질환에 집중해오고 있다.
김승호 마디병원 원장
전문가도 많고 학문으로서 어느정도 발전을 이룩한 분야는 진료수준의 편차가 크지 않지만, 어깨 분야 만큼은 이야기가 다르다고 김 원장은 강조한다.
"다른 곳에서 세 번 네 번 수술받고 병원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처음부터 진단만 잘했어도 환자가 그렇게 고생할 일은 없는 데 말입니다."
김 원장이 말하는 가장 흔한 어깨 질환은 힘줄손상이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레 생기는 일종의 퇴행성 질환인데, 점점 나빠진 어깨가 어떤 계기로 통증을 동반하며 발병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면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리는 순간 혹은 '주차권을 뽑다가' 이미 약해진 상태의 힘줄이 파열되는 식이다.
병명은 회전근힘줄손상이다. 어깨가 아프고 유연성이 떨어져서 팔을 90도 이상 올리기 힘들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염증이 가벼운 초기라면 물리치료 등으로 가라앉을 수도 있다. 저절로 낫기도 하므로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도 많다.
때문에 오십견 진단과 물리치료로 나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염증이 줄어들면서 통증이 사라진 것 뿐이다.
"회전근힘줄손상은 퇴행성이기 때문에 통증이 없어도 계속 진행됩니다. 이 후 어떤 계기를 만나 파열이 되면 다시 증상이 나타나는 식이죠. 이런 기전을 확실히 이해하는 것은 결국 경험의 문제입니다. 이제 10년을 넘겨 어깨만을 공부하니 이제 좀 도가 텄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 원장의 포부는 지금까지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어깨관절 전문센터'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통해 환자는 대접받고 의사는 제대로 진료할 수 있는 병원으로 키우겠다는 심산이다.
김 원장의 이런 노력은 외국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그의 어깨관절 치료법과 진단법 등은 정형외과 의사들의 '바이블'이라 불리는 'Campbell's Operative Orthopaedics'에도 수록된 바 있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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