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지경 '일자리 나누기 중요..재계 채용규모 밝혀야'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12일 "일자리 나누기가 IMF때 금모으기보다 더 중요한 운동"이라며 "재계들이 서둘러 신규채용 규모를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이 장관은 이날 '2009년 경제단체협의회 정기총회'에서 가진 축사를 통해 일자리 나누기와 함께 수출 확대, 미래에 대한 투자, 중소기업 배려, 노사관계 선진화 등을 주문했다. 그는 "이미 대기업 CEO중에는 100% 월급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사람도 있고, 어려운 가운데 신입사원 채용을 늘리는 기업도 있다"며 "정부도 세제혜택, 고용유지 지원금, 직업능력개발 지원 등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윤호 장관은 구본무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등을 잇따라 만나 투자 확대와 신규 일자리 창출을 당부한 바 있다. 다음은 이윤호 장관의 축사 전문. 존경하는 경제단체협의회 이수영 회장님,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님,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님, 정병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님, 오영호 한국무역협회 부회장님! 그리고, 업종별 단체대표와 기업인 어려분! '2009년도 경제단체협의회 정기총회'개최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동안 경제단체협의회는 우리 경제발전과 노사관계 안정에 큰 역할을 해주셨습니다. 특히 지난달에는 오늘 이 자리에 모이신 경제계 여러분을 대표한 경제5단체가 모두 참여하여 노·사·민·정 대타협을 통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초석을 놓았습니다. 여러분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존경하는 기업인 여러분, 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확산됨에 따라, 세계경제가 매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며칠전 세계은행은 2차 대전 이후 처음으로 세계 경제와 교역이 모두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동구권의 디폴트 가능성이나 GM 파산설도 계속 제기되고 있습니다. 세계의 모든 국가나 기업이 너나할 것 없이 모두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러나 어려움은 똑같을지 몰라도 ‘누가 먼저 이 위기를 극복하느냐’, 또 ‘위기 이후에 어떤 위상을 갖느냐’는 분명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차이는 우리가 지금 무엇을 하느냐에 의하여 결정될 것입니다. 오늘 저는 이 자리에서 이와 관련해서 다섯 가지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가장 먼저 강조 드리고 싶은 것은 ‘일자리 나누기’입니다. 저는 일자리 나누기가 IMF때 금모으기보다 더 중요한 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근로자와 기업이 합심하여 현재의 위기를 극복한다면 우리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첫째, 국제적 차원에서 우리의 일자리 나누기 운동이 시장경제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위기에 대응한 생존과 번영의 틀로서 자리매김하고, 이를 통해 세계 시장에서 우리의 국가 이미지를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 국가적인 차원에서, 어려울 때 기업이 근로자를 배려했다는 점에서 기업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확산될 것입니다. 그리고 기업 차원에서는, 노와 사가 공동의 운명체가 돼 위기극복과 경쟁력 강화에 매진함으로써, 경기회복을 위한 배가된 추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미 대기업 CEO분들 중에는 100% 월급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신 분들도 계시고, 어려운 가운데 신입사원의 채용을 늘리는 기업도 있습니다. 정말 반갑고 고마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정부 역시 공공기관과 함께 일자리 나누기 확산에 나서고 있습니다. 아울러, 기업의 일자리 나누기를 지원하기 위해 세제혜택, 고용유지지원금, 직업능력개발 지원 등도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기업이 일자리 나누기에 동참하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둘째 ‘수출’에 주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요즘 이 ‘수출’만큼 딱 들어맞는 곳이 없습니다. 세계적 경기 침체라고는 하지만, 환율효과와 각국의 경기부양책은 우리에게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이미 자동차, 휴대폰, LCD와 같은 우리의 주요 수출품목들이 세계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어려운 가운데에도 생존과 번영을 위해 노력을 멈추지 않는 기업이 있습니다. 정부와 함께 해외시장에 숨어있는 기회를 찾고, 그 기회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노력합시다. 그리고 수출하시면서 힘든 점이나 건의하실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말씀해 주십시오. 저희가 발 벗고 나서 여러분을 도와드리겠습니다. 셋째 미래를 위한 투자가 중요합니다. 물론 기업 사정이 어렵고 시장의 불확실성도 크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위기 이후를 내다본다면 힘들더라도 기술개발에 투자하고 핵심역량을 키워가야 합니다. 특히 ‘신성장동력’과 ‘그린에너지산업’을 비롯한 녹색성장동력의 확보에 큰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올해 지식경제부의 R&D 예산이 4조원인데 이 예산을 신성장동력, 그린에너지산업 등 전략분야에 집중하고, 조기 집행을 통해 위기에 선제 대응하겠습니다. 정부가 적극 지원하는 만큼 함께 투자하면 성공의 가능성도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넷째, 중소기업을 배려해주시기 바랍니다. 위기를 극복하고, 향후 경제회복기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기업생태계가 무너지지 않게 지켜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특히, 자금·R&D·판로 등은 위기이후 대비를 위해 대·중소기업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한 분야입니다. 제조업을 영위하는 중소기업의 약 절반이 대기업의 협력업체임을 항상 생각하고, 현재 추진 중인 상생보증 프로그램 등에 적극 동참해주시기 바랍니다. 끝으로 노사관계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올해는 어려운 경제상황으로 인해 노·사간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기입니다. 저는 이 기회에 우리의 노사관계를 보다 협력적이고 생산적으로 바꿔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법과 원칙의 확립’입니다. 법과 원칙에 기반 하지 않은 노사협력은 모래 위에 쌓은 성과도 같습니다. 정부는 경제계·노동계와 끊임없이 대화하면서 노사관계 선진화를 적극 추진할 것입니다. 여기 계신 기업인 여러분께서도 법과 원칙에 기반한 생산적 노사관계가 확립될 수 있도록 적극 동참해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기업인 여러분, 지식경제부가 출범한 지 이제 1년이 지났습니다. 제가 처음 지식경제부 장관으로 취임하면서 우리부 직원들과 함께 다짐한 것이 있습니다. ‘국민과 기업을 섬기는 지식경제부’가 되자는 것입니다. 지난 1년간 열심히 노력했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도 지식경제부는 기업의 기를 살리고 경쟁력을 높여 우리 기업에게 희망과 신뢰를 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재은 기자 aladin@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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