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프리워크아웃 '모럴해저드' 우려도

정부가 가계부실을 차단하기 위해 한달만 연체해도 이자를 깎아주고 원금상환을 연장해주기로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제도를 악용한 고의연체자를 양산하고, 정상적으로 채무를 성실히 갚아온 대다수 사람들에게 박탈감을 줄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회사의 건전성 훼손 우려도 제기된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4일 자산관리공사내 신용회복지원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다중채무자 대상 프리워크아웃을 4월부터 실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개인 프리워크아웃은 두곳 이상 금융회사에 빚을 진 다중채무자 가운데 금융권 대출이 5억원 미만이고, 연체기간이 1개월 이상 3개월 미만인 약 20만명이 대상이다. 지금까지는 연체기간이 3개월을 넘어선 채무불이행자(옛 신용불량자)만 이자 탕감과 만기연장 등 채무조정이 가능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경기침체 상황에서 1개월 이상 3개월미만 연체자들을 방치할 경우 대량 채무불이행자를 양산해 가계부실이 확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이같은 방안이 대출자들의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를 확산시킬 수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시행시기를 4월로 못박으면서 지금부터 연체를 해도 별다른 불이익없이 프리워크아웃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할 소지가 많다는 것이다. 신용대출 뿐만 아니라 담보대출까지 프리워크아웃 대상인 점도 논란이다. 담보를 처분해 상환능력이 있는 채무자들이 담보는 놔두고 채무상환만 연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상적으로 채무를 갚고 있는 대다수 금융이용자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거론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힘겹게 갚지 않아도 버티면 해결해준다는 인식이 확산될 경우 성실한 채무자들의 박탈감을 유발할 것"이라며 "금융회사의 건전성 악화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이같은 우려를 감안해 채무가 총 소득의 30%보다 낮은 사람들은 프리워크아웃 신청대상에서 제외하고, 신청 6개월 이전에 새로 빌린 빚이 전체 채무의 30%를 넘는 경우도 지원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 등을 다각도로 검토중이다. 박수익 기자 sipark@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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