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MS와 파트너십 강화,,삼성도 70% 정도가 MS OS 탑재
세계 휴대폰 2·3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고속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지만 '운영체제(OS)의 편식'이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스마트폰 운영체제로 마이크로소프트(MS) OS에 치중함으로써 PC에 이어 휴대폰 모바일 분야에서도 'MS 독점 현상'이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16일(현지 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된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09'에서 남용 LG전자 부회장과 스티브 발머 MS CEO 등이 참석한 가운데 스마트폰 공동 개발에 관한 협력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LG전자는 MS와 손잡고 2012년까지 4년간 총 50종 이상의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한편, 차세대 스마트폰 주력 운영체제(OS)로 MS 윈도 모바일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LG는 올해 10여종의 스마트폰을 선보일 예정이며, 이 중에는 구글 안드로이드와 리눅스 OS를 탑재한 제품 개발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대부분이 MS의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한 것이어서 'MS 편식'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에 대해 "북미 시장과 국내에서는 MS 인지도가 높기 때문에 MS와 협력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삼성전자는 LG전자에 비해서는 편중 현상이 상대적으로 덜 하지만 여전히 MS로 무게 중심이 치우쳐 있다. 지금까지 삼성은 북미와 유럽 등에서 울트라메시지, 멀티터치, 블랙잭, 옴니아 등 40여종의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삼성은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고 있지 않지만, 40여종 가운데 약 70%가 윈도 모바일을 채택한 것으로 추산된다.
판매량에서도 100만대를 넘긴 블랙잭 등 삼성의 히트폰은 대부분이 윈도 모바일 기반의 OS를 채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북미와 국내 시장 출시 제품은 MS 윈도 모바일을, 유럽 출시 제품은 심비안을 탑재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북미와 국내 시장이 강세를 보여 MS OS가 부각되고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조사기관인 SA 자료에 따르면, 2008년 11월 전 세계 스마트폰 운영체제 점유율은 노키아 심비안이 53%로 가장 높고, 림 블랙베리가 13%로 멀찍이 추격하는 양상이다. MS 윈도 모바일은 11%로 리눅스와 공동 3위를 기록하고 있고, 애플 아이폰은 10%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심비안, 블랙베리, 아이폰은 자체 단말기를 보유하고 있어서 국내 업체들과의 협력이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따라서 삼성과 LG는 비교적 협력이 자유로운 MS 윈도 모바일과 리눅스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며, 특히 윈도 모바일을 선호하는 것은 국내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북미 지역 소비자들에게 MS OS가 익숙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과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을 확대해가려면 궁극적으로 다양한 OS를 끌어안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LG전자가 안드로이드 포럼에 참여하는 등 외연을 넓히고 있지만 아직은 활동이 미미하다"며 "유럽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심비안이나 구글 안드로이드, 리눅스 등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업체들이 자체 운영체제를 개발, 장기적으로 'OS 독립'에 나서야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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