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가 3.3% 하락하고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0% 상승률을 나타내면서 전달에 이은 물가하락세를 이어간 것으로 평가된다. 이로써 PPI는 5개월째, CPI는 9개월째 둔화를 지속했다.
지난해 12월 PPI는 1.1% 하락했으며 CPI는 1.2% 상승에 그쳤었다. 중국 경제를 거시적으로 볼 때 가장 큰 우려는 경제성장은 부진한데 물가 역시 하락세에 빠지는 이른바 디플레이션 여부다.
전문가들 대세는 디플레 우려에 따른 금리 인하 쪽이지만 그렇지 않다는 소수의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물가 하락세 이어져= 이번에 발표된 지난달 PPI와 CPI는 전문가 예상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PPI가 2~3%대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 것이며 CPI 상승률은 1% 밑으로 떨어질 것을 점쳤다.
CPI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PPI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경우 CPI도 비슷한 행보를 보일 것이란 점에서 조만간 동반 마이너스 증가가 예상된다. PPI 상승률은 2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내수가 경제성장을 이끄는데 실패할 경우 디플레에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중국 내부에서도 경제성장에 대한 자신감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급기야 중국의 선인완궈(申銀萬國) 증권연구소는 '주어치왕바(坐七望八)'란 단어를 사용했다. 주어치왕바란 '7% 성장은 확실하며 노력 여하에 따라 8%도 어렵지 않다'는 입장으로 기존의 최소 8% 성장을 의미하는 '바오바정주(保八爭九)'보다 성장목표를 낮춰 잡은 단어다.
정부 당국도 아닌 일반 증권사가 사용한 단어치곤 과격하다고 할 정도다.
◆디플레 판단 시기상조 의견도= 중국의 물가 하락세가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메릴린치는 중국의 물가 하락이 디플레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메릴린치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CPI와 PPI 상승률이 하락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지난해 눈사태와 에너지가격 상승에 기인한다고 주장했다. 그만큼 지난해 상승률이 예상밖으로 컸기 때문에 기고효과(基高效果)로 인해 올해 전년대비 상승률이 크게 감소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2월 CPI상승률은 12년래 최고인 8.7% 상승률을 보인 뒤 11월에는 2.4%로 급감했다. PPI상승률도 지난해 8월들어 12년래 최고인 10.1%로 급등했다가 11월에는 2% 상승에 그쳤다.
국무원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왕샤오광(王小廣) 연구원은 신화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디플레 우려는 크지 않으며 (디플레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며 강조했다.
그는 "디플레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올해의 경우 물가 하락이 수요를 늘리는 효과를 가져울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리인하 여부에 촉각= 경제를 디플레에서 헤어나오게 하기 위해서는 금리를 내리는 방안이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현재 중국의 1년 만기 예금 및 대출금리는 지난해 9월 이후 3개월에 걸쳐 5차례 내리면서 현재 2.25%, 5.31%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중앙은행은 금리 인하 만이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최근 "금리 말고도 다양한 수단을 통화정책에 활용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저우 총재의 이같은 발언은 금리 인하라는 처방을 내리지 않고도 경기를 살릴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중앙은행은 금리 인하 외에도 유동성 확대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1월 신규대출 규모가 1조2000억위안에 달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김동환 베이징특파원 don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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