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4%로 발표하자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앞으로 보수적 대출 등 리스크 관리를 더 강도 높게 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권에서 보수적 대출 등 리스크 관리를 더 강도 높게 할 수 밖에 없는데, 이를 은행 혼자서는 풀어내기 힘들고 정부당국과 공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유동성이 풀려도 머니마켓펀드(MMF)등 단기자금 등에 돈이 몰리는 부동화현상이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곽영훈 하나금융연구소 연구분석총괄실장은 "지난 4분기 GDP-3.4% 기록한 것과 1월달 수출이 33%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IMF의 우려가 기술적으로 가능한 수치로 제시됐다"고 이번 발표에 대해 평가했다.
곽 실장은 현재의 경기불황의 내수파급에 대한 우려와 함께 단기적으로는 수출상황이 매우 중요함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은행권에서는 카드사태 때와 같진 아니더라도 카드연체율이 높아지고 대출부실도 커질 것으로 예상했고 은행의 질적 자산규모도 위축되는 등 여러 측면에서 문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손준호 국민은행연구소 선임 이코노미스트 역시 은행이 앞으로 더 조심스런 대출을 할 것으로 보고 CD금리와 연동되는 대출금리를 조정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손 이코노미스트는 "거시경제나 은행이나 좋지 않은 것은 매한가지"라며 "경기가 회복되려면 소비가 살아나야 하는데 미국이나 한국이나 부채가 높고 갚아나가려면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그에 따르면 한계기업들이 있긴 하나 기업은 이익을 내서 버틸 여력이 있지만 가계는 부실이 심각하다고 한다. 그는 한국의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비율(140~148%)이 미국(130%)보다 높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손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연체율이 높아져 은행들은 대손충당금을 더 많이 쌓는 등 적극적 대응도 해야 하지만 지금 회복의 단서가 보이지 않는다"고 걱정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그는 "은행이 건전성 악화와 수익성 압박을 극복하기 위해 자금조달과 함께 금리가 실질적 대출시장을 반영하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한 신한은행FSB연구소 과장은 이번 IMF의 발표가 일반적인 부정적 전망보다 훨씬 내려간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또 이 과장은 "이 같은 부정적 상황에서 은행들이 현재 대출을 급속히 줄일 수 없는 가운데 대출총량을 줄이기보다 지연되고 있는 구조조정을 활성화시켜 우량기업이 걸러지고 여신이 확대된다면 은행 재무건전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과장 역시 "CD금리가 내려가는 것과 함께 대출 금리도 낮아진 것이 은행의 실질 수익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며 "전 은행권의 공통된 사항이다"라고 덧붙였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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