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원·달러 환율은 증시 호조의 영향으로 1370원대 중후반 박스권 흐름을 이어갔다.
미국 배드뱅크 설립에 대한 기대감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경기 부양책이 미국 하원을 통과했다는 소식 등이 외환시장에 다소 안정감을 불어넣으면서 설 연휴 이후의 1400원대 상승 기대감을 누그러뜨렸다.
그러나 주말이 가까워질 수록 장막판 1분여를 앞두고 급격히 원·달러 환율이 방향을 바꾸는 등 이틀째 상승세를 지속해 불안한 투자심리를 반영하기도 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다음 주 원·달러 환율도 1400원선을 꾸준히 테스트할 것으로 내다봤다. 30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다우지수가 한때 8000선이 붕괴되는 등 GDP성장률 악화와 경기 불안에 하락세를 기록했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해 4·4분기 GDP 성장률이 -3.8%로 지난 1982년이후 가장 저조한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발표함으로써 경기침체에 대한 불안이 다시 시장 전반에 깔렸다.
미국증시의 여파가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주고 경기 불안과 관련된 악재가 추가로 불거져 나올 경우 원·달러 환율은 다시 1400선 노크에 나설 전망이다.
신진호 우리선물 연구원은 "1300원대 중후반 레인지 하단에서 수요가 꾸준히 나오는 등 하락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불안 요인들이 산재해 있는 데 구제금융 등에 대한 기대로 막아내고 있는 상황인 만큼 추가 상승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내다봤다.
신연구원은 "1400원대에 근접했다가 수차례 실패하면서 저항선이 만만치 않지만 이를 넘어설 만한 모멘텀이 지속될 경우 1400원대를 향한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며 1350원에서 1420원까지를 예상 범위로 제시했다.
외환은행도 "다음주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중후반에서 방향성 충돌을 거듭하는 가운데 1400원대 고점 레벨에 대한 경계감은 여전하지만 1400원대로 올라설 가능성이 있다"면서 "무게중심이 상향되는 가운데 1360원~1410원을 범위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대구은행도 원·달러 환율 상승 요인이 적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구은행은 "수요가 탄탄하고 레인지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는 쪽이 많지만 지속적으로 좋지 않은 뉴스들이 나오고 있고 오는 3일 스왑 자금 관련 롤오버 물량이 모자라거나 하면 달러 상승 요인으로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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