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신문 김부원 기자]지난해 11월 27일 MBC '음악여행 라라라'(이하 라라라)가 시청자들과 방송관계자들의 큰 관심 속에 첫 방송을 시작, 저예산의 고품격 음악방송이란 호평 속에 방송을 이어가고 있다.
다른 공중파 방송사들이 많은 관객들을 공연장으로 초대해 라이브음악을 선사하는 것과 달리, '라라라'는 단지 방송을 통해서만 접할 수 있다.
시청자들의 참여가 없고 화려한 무대가 아닌 작은 녹음실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자칫 다른 음악방송에 비해 시청자들의 관심도도 낮아질 수 있다.
하지만 '음악여행'은 그런 우려를 씻어버리고 '잘 만들어진' 음악전문방송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다면 '라라라'의 어떤 점이 시청자들을 매료시킨 것일까?
무엇보다 차별화 전략이 '라라라'의 가장 큰 무기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큰 무대와 넓은 객석이 있는 화려한 공연장 대신 MBC 일산드림센터에 차려진 소박한 녹음실이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줄 수 있었던 것. 관객들이 직접 찾아갈 수 있는 공연장과 달리 녹음실은 일반일들에게 특별한 공간이다.
이런 낯선 공간과 그 곳에서 노래하는 가수의 모습이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올 수 있었던 것이다. 또 좁은 공간에서 울려퍼지는 음악은 시청자들의 음악에 대한 집중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
또 다른 라이브 음악방송에 비해 '입담'이 더욱 화려하다는 점은 방송의 재미를 한층 높여준다. 바로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의 김국진 윤종신 김구라 신정환 등이 진행을 맡아 전문 음악방송에 '코믹'이란 요소까지 넣어준 것이다.
특히 방송에서 모습을 쉽게 볼 수 없었던 뮤지션들이 대거 출연한다는 점은 '라라라'의 가장 큰 힘이다. 연예계에서 활동하는 스타급 가수보다는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추구하는 뮤지션들이 주로 출연하며 '라라라'의 음악적 질을 한 층 높여주고 있다. 지금까지 이승열, W&Whale, 하림, 장기하와 얼굴들, 뜨거운 감자, 넬 등 평소 TV음악프로그램 출연 기회가 많지 않았던 뮤지션들이 '라라라'를 찾았다.
아울러 낮은 방송제작비는 '라라라'의 가치를 더욱 높여준다. 보통 음악프로그램 제작비로 수천만원이 쓰이지만, '음악여행'은 1000만원이 채 안 되는 제작비로 만들어진다.
MBC 방성근 예능부국장은 "제작비 거품을 빼면서도 고품격 음악방송을 만들기 위해 '음악여행'을 기획하게 됐다"며, 음악 외에 저예산이 '음악여행'의 핵심에 있음을 시사했다.
MBC 여운혁 책임프로듀서 역시 "'라디오스타' MC들이 평소 출연료보다 대폭 낮은 출연료로 '음악여행'에 출연하는 것을 흔쾌히 받아들여, 제작자로서 고마움을 느꼈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음악여행'에 해결 과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공연장이 아닌 녹음실에서 펼쳐지는 라이브무대인만큼 관객들과 호흡하는 가수의 모습을 볼 수 없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관객이 있을 때와 없을 때 가수의 모습은 크게 다르다.
또 '음악여행'에 출연한 가수의 모습을 직접 보고 싶어하는 시청자들의 갈증도 쌓여간다. 가끔 특집방송 형식으로 '라라라' 제작현장을 시청자들에게 공개할 수 있다면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라라라'가 자칫 자사의 타프로그램 홍보의 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근 SG워너비와 이승철 등이 출연했을 때 MBC 월화드라마 '에덴의 동쪽'과 OST를 홍보하기 위한 방송 같았다는 시청자들의 지적과 불만이 게시판에 줄을 이었다. '라라라'가 초심을 잃지 않고 진정한 음악여행을 떠나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브라운아이즈의 윤건과 모델 출신 가수 장윤주가 '라라라'의 MC로 합류하게 됨에 따라 앞으로 '라라라'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거리다.
김부원 기자 lovekb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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