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최대주주 상하이차의 법정관리 신청 소식을 전해 들은 쌍용차 노조는 거의 패닉 상태다.
업계 일각에서 제기됐던 '먹튀' 논란이 결국 현실화된 상황에서 쌍용차 노조의 한 고위 관계자는 "지금 머리속이 텅 비어있는 듯 하다"는 말로 노조 내부의 당혹스런 분위기를 전했다.
노조는 긴급 집행부 회의를 소집하고 상하이차의 결정에 대한 대응방안 논의에 들어갔다. 예정됐던 쟁의행위 돌입 투표 결과 공개도 회의 종료 이후로 미룬 상태다.
노조 관계자는 "법정관리 돌입 역시 노조의 예상에 포함돼 있었지만 정말 제한적인 가능성만 있는 것으로 봤다"며 "가능성을 예상한 만큼 대응 방안도 초벌적으로는 논의한 것이 있지만 노조는 지금 어떤 안도 정리가 안될만큼 복잡한 상황"이라며 분노와 허탈함을 숨기지 않았다.
상하이차는 8일 중국 본사에서 쌍용차 회생방안을 논의하는 긴급 이사회를 열었다. 당초 강도 높은 구조조정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쌍용차측 이사진과 상하이차측 이사진이 이견을 보이면서 8일 이사회는 접점을 찾지 못한 가운데 마무리됐었다.
이에 따라 9일 오전 재개된 이사회에서 쌍용차 회생방안이 도출될 것을 바라는 기대가 높았으나 결국 상하이차 측은 사실상 쌍용차의 경영을 포기하는 법정관리 신청 카드를 빼 들었다.
쌍용차 핵심 기술을 공동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가져간 가운데 기술 이전에 대한 대가 1200억원 중 600억원도 아직 지급이 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상하이차는 쌍용차 기술만 취하고 경영이 어렵게 되자 회사를 버리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노조는 당초 구조조정안이 발표될 경우 총 파업까지 불사하며 한 사람의 구조조정도 없도록 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수시로 밝혀온 바 있다. 따라서 구조조정안을 초월한 법정관리 신청안이 나온 상황에서 총파업이나 그에 준하는 강도 높은 쟁의 행위가 예상돼 만약 법정관리에 순조롭게 돌입한다 해도 경영 정상화에 적잖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쌍용차 노조는 "경영진과 상하이차가 어떤 이유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결국 먹고 튀자는 것"이라며 "노조도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말로 가시적인 대응을 예고했다.
우경희 기자 khw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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