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 최악' 경매시장 강남도 소용없다

낙찰가율, 입찰경쟁률, 낙찰률 모두 사상 최저

경매 3대 지표로 불리는 낙찰률과 낙찰가율, 입찰경쟁률이 사상 최저치를 나타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불안감으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경매시장에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입찰 참여자가 급속하게 줄어드는 등 경기침체의 여파가 경매 시장에도 고스란히 반영되는 모습이다. 8일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지역 아파트의 볍원경매 평균 낙찰가율이 69.22%를 나타냈다. 법원 경매에서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이 감정가 대비 70%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01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8년만에 처음이다. 감정가격 대비 낙찰가격의 비율을 뜻하는 낙찰가율은 지난해 8월까지만 해도 80%를 웃돌다 9월 들어 79.77%를 기록, 80% 아래로 떨어지더니 급기야 지난해 12월 70% 벽이 무너지고 말았다. 다시 말해 경매에 나온 상당수 물건이 감정가 대비 70~80% 정도에 낙찰되고 있는 것으로 부동산시장 침체에 따라 일반 아파트 가격이 급락하면서 경매 시장에서도 2~3회 이상 유찰된 물건만 주인을 찾을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이후 낙찰가율이 급락하면서 지난 한 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평균 낙찰가율은 78.9%로 지난 200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낙찰가율이 낮아진 가장 큰 이유는 부동산 침체가 지속되면서 경매에 참여하는 응찰자들이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매물 1건당 응찰자를 보여주는 입찰경쟁률은 지난해 1월 평균 10.61명에서 11월에는 3.76명을 기록하며 3분의 1 수준으로 뚝 떨어진 상태다. 실제 최근 법정에서 물건 당 응찰자가 5명 미만인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인을 찾는 경매 물건수도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서울에서 총 459건의 아파트 경매가 진행됐지만 낙찰된 물건은 94건에 불과해 평균 낙찰률 20.48%을 보였다. 경매에 나오는 10건 가운데 2건 정도만이 낙찰된 셈이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평균 낙찰률 56%(420건 중 235건 낙찰)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이렇듯 경매의 3대 지표라 불리는 낙찰가율, 입찰경쟁률, 낙찰률이 모두 낮아지는 '트리플 하락'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집값이 회복되고 있다는 확실한 지표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일각에서는 지금이 경매에 투자하기에 적기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채권자가 경매를 신청해 입찰되기까지 6개월 가량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 하반기 이후 몰아친 국제금융 위기와 실물경기 침체 영향으로 법원에 등장하는 경매물량이 올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매 물건이 많아지고 숨은 진주를 찾을 확률도 그만큼 높아진다는 얘기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이자부담을 견디지 못해 경매 물건은 증가하고 있는 반면 낙찰가는 계속 떨어지고 있는 추세"라며 "올 상반기에는 경매 물건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경매로 내집마련하기 좋은 시기가 도래했다"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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