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가전사 일렉트로룩스
"3분기 영업이익 급감중"
공급망 혼란·인플레 영향
국내 가전사 실적도 타격 불가피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3분기 전세계 가전 매출이 급감할 것이란 경고가 나왔다. 글로벌 가전 시장이 약세를 보이며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가전 업체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2일(현지 시각) 스웨덴 일렉트로룩스는 3분기 시장 수요 보고서를 통해 "북미와 유럽 소비자의 제품 구매 수요가 예상보다 낮은 상황이라 올 3분기 영업이익이 많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북미 지역의 3분기 영업 실적은 전분기 적자를 웃돌 것으로 예측했다. 일렉트로룩스는 미국 월풀에 이어 전 세계 가전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하는 기업이다.
판매 수익이 급감한 이유는 공급망 혼란으로 제품의 생산 비용이 올라간 데다 인플레이션으로 소비자들의 소비심리가 둔화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외부 활동이 재개되면서 가전 교체 수요가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일렉트로룩스는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가전제품 수요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원가절감 프로그램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프로그램은 공급망 병목현상에서 빚어지는 생산비용 증가를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연구·개발(R&D) 비용과 마케팅 비용도 대대적인 절감에 들어간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도 북미, 유럽 등 주요 시장 수요 감소가 예상되면서 영업이익이 30%가량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남종대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생활가전 부문 3분기 매출 전망치 16조5000억원, 영업이익 추정치 5000억원을 제시했다. 이는 매출은 전년보다 17% 늘지만 영업익이 34.21% 줄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그는 올해 TV 출하량 목표가 계속 주는 데다 인플레이션 때문에 생산 원가는 오르면서 소비 여력은 약해져 재고가 쌓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3분기 LG전자 H&A(홈 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 본부의 영업익이 355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29.76% 줄 것으로 전망했다. 2분기에 적자였던 TV의 경우 3분기에 전년 대비 90.4% 감소한 200억원의 영업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전 시장의 수요 침체 현상은 근시일 내에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렉트로룩스의 CEO 조나스 사무엘슨은 "2023년에도 유럽과 미국 시장 수요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룹 전체의 원가를 절감하는 프로그램을 가동했으며 주로 북미와 유럽에서 구조적인 비용 감축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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