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M제도, iM뱅크·우리은행에 이어 도입
생산적 금융 부합 여신 영업의 경우 인센티브
여신심사과정도 손보는 농협은행
이찬우 농협금융 회장 독려 "적극·공격적으로"
NH농협은행이 퇴직한 은행원들을 다시 채용해 여신영업을 맡기는 기업금융 전문 지점장(PRM) 제도를 도입해 기업여신 영업에 박차를 가한다. 이와 함께 여신심사 체계도 손보는 등 생산적 금융 강화에 나서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내달 중순부터 PRM 제도를 도입한다. 규모는 30여명으로, 내부 퇴직자와 외부 지점장 출신을 영입했다.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를 제공하되 특히 생산적 금융에 부합하는 기업여신 실적에는 더 큰 보상을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PRM은 iM뱅크(전 대구은행)가 도입해 성과를 낸 제도다. 2019년 김태오 당시 DGB금융 회장(대구은행장 겸임)이 새롭게 진출하려는 지역의 기업 영업을 위해 시중은행에서 퇴직한 전직 지점장 등을 영입했다. 이들은 소속 지점 없이 아웃바운드 영업 방식(고객에게 먼저 찾아가는 영업하는 방식)으로 대출을 취급하는 1인 지점장이다. 성과연봉제 방식으로 채용하는 게 특징이다. iM뱅크에 따르면 올해 3분기 PRM 관련 여신 잔액은 4조7098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3조4956억원)에 비해 34.7% 증가했다. 효율성도 기존 영업점보다 높다. 예를 들어 영업점이 2000억원 대출을 취급하기 위해 인건비·임차료 등으로 33억3600만원을 지출한 데 비해 PRM 조직은 22명 운영비 33억원으로 6270억원의 대출을 취급했다. 이에 우리은행도 지난 9월부터 20명 내외의 인력을 채용해 PRM 제도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엄을용 농협은행 기업금융 부문 부행장(왼쪽부터),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 이찬우 농협금융지주 회장, 황종연 농협금융지주 사업전략부문 부사장, 이재호 전략기획부문 부사장이 'NH 상생성장 프로젝트' 추진과 관련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농협금융지주
농협은행은 생산적 금융 강화를 위해 제도 정비에도 나섰다. 기업여신 심사에서는 사전검토 단계에서 심사역이 단독으로 판단하는 방식이 아닌, 심사부·기획부 등 유관 부서가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 방식으로 전환해 보다 적극적으로 영업을 지원한다. 농협은행은 이를 통해 심사역 개인의 자의적 판단을 줄이고 기업여신을 보다 신속하고 탄력적으로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11월 출시한 기업금융 비대면 시스템 '더퀴커'를 통해 대출을 신청한 기업에는 금리를 낮춰주는 등 혜택도 검토 중이다.
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에는 이찬우 농협금융지주 회장과 강태영 농협은행장의 강력한 드라이브가 있다. 이 회장은 회장 직속 생산적금융특별위원회를 꾸리며 "끌려가듯이 하지 말고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추진하자"고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농협금융은 총 108조원 중 93조원을 생산적 금융에, 15조원을 포용 금융에 투입할 계획이다. 생산적 금융 확대 상황과 자회사 간 협력 체계는 이 회장이 직접 점검한다. 현재 농협금융은 지난 10월부터 생산적 금융 활성화 전담 조직을 운영 중이며, 향후 5년간 93조원을 생산적 금융에 투입한다. 모험자본·에쿼티 분과 15조원, 투융자 분과 68조원, 국민성장펀드 분과 10조원 등이다. 각 분과장은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 엄을용 농협은행 기업금융 부문 부행장, 황종연 농협금융 사업전략부문 부사장이 맡는다. 강 행장은 앞서 전한 여신심사 시스템 개편을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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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 부행장은 은행의 생산적 금융 투자와 관련해 "국가 성장산업을 적극 지원하고, 은행 비즈니스 모델을 담보 위주 가계여신에서 미래 유망 성장기업 지원 중심으로 전환해 은행 비즈니스도 확장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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