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하 기대 후퇴
10월 대규모 청산 이후 불안감
'해킹 사건'도 신뢰 근간 흔들어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 6월 이후 5개월 만에 10만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가상자산 시장이 미국 금리 인하 기대 후퇴와 대규모 청산, 해킹 사건으로 취약해진 가운데 팔란티어를 비롯한 미국 대형 기술주들의 부진이 결정타가 됐다.
5일 가상자산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10시 현재 24시간 전 대비 4.6% 내린 10만119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가격은 이날 새벽 한때 9만8962달러까지 내리는 등 큰 출렁임을 보인 후 간신히 10만달러 선을 회복했다. 12만6198달러로 연중 고점을 기록한 10월7일에 비하면 20% 가까이 빠진 셈이다.
같은 시각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류) 대장주인 이더리움은 24시간 전보다 10.7%나 하락했으며, 솔라나(-8.08%), 리플(XRP)(-6.96%), BNB(-6.63%), 도지코인(-4.78%) 등 시총 상위 가상자산 역시 부진한 모습이다.
가상자산 시장이 고꾸라진 직접적인 원인은 미국 대형 IT 기술주들의 부진이다. 4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 방위산업 기업 팔란티어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고평가 우려를 받아 8% 가까이 급락했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가 전날 홍콩에서 열린 행사에서 향후 12~24개월 내로 10~20% 증시 조정이 올 수 있다고 언급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보다 근본적 원인으로는 10월 비트코인 랠리 직후 이뤄진 대규모 청산에 따른 불안심리와 미·중 무역전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금리 기대 후퇴, 해킹 사건 등이 꼽히고 있다.
지난달 10일 비트코인 매수 포지션은 190억달러(약 27조5000억원)어치가 청산됐다. 이로 인해 비트코인 가격도 12만달러대에서 11만달러 초반대까지 미끄러졌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이를 두고 "비트코인 역사상 최대 규모의 청산 사건"이라고 짚었다.
미국의 정책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해진 것도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지난달 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지만 12월 추가 인하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당초 시장에선 12월 인하 가능성을 기정사실로 여겨왔다.
여기에 해킹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신뢰 근간이 흔들렸다. 전일에도 가상자산 프로토콜 '밸런서'가 해킹 공격을 받아 1억2800만달러(약 1900억원) 이상의 디지털 자산이 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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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트레이딩 업체 칼라단의 데릭 림 리서치 책임자는 블룸버그통신에 "현재 가상자산 시장에는 여러 단기 악재가 몰아치고 있다"면서 "10월 대규모 청산 사태와 잇단 해킹 사건으로 이미 취약해진 시장이 추가 충격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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