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대학평가, 상위 100위권 국내 대학 감소
최근 5년 간 '6곳→3곳'으로 반토막
서울대 외 30위권 대학은 한 곳도 없어
한국 대학의 글로벌 경쟁력이 밀리고 있다. 영국 글로벌 대학 평가기관 QS(Quacquarelli Symonds)가 발표한 세계대학평가 5년치 순위를 분석한 결과, 상위 100위에 속하는 한국 대학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특히 5년 동안 서울대가 단 한 번 상위 30위권에 들어간 것을 제외하면 30위권 대학은 한 곳도 없었다.
24일 QS가 올해 세계 5000여 대학을 9개 항목으로 평가해 1500위까지 순위를 매긴 '2025 세계대학평가' 조사에 따르면 43개 한국 대학이 순위에 올랐다. 아시아에서 중국(81개), 인도(54개), 일본(47개)에 이어 네 번째로 많다.
하지만 QS 2025 세계대학평가 상위 100위에 한국 대학은 서울대(38위)·연세대(50위)·고려대(61위) 등 3개 대학만 포함됐다. 2021년과 2022년에는 6개(서울대·카이스트·연세대·고려대·성균관대·포스텍), 2023년과 지난해 5개의 대학(서울대·카이스트·연세대·고려대·포스텍)이 포함됐던 추세를 고려하면 한국 대학이 세계 대학 경쟁에서 점점 밀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 대학, 아시아권에서도 밀린다
다른 아시아권 대학과 비교해봐도 한국 대학의 경쟁력은 뒤처지고 있다. 특히 지난 5년간 꾸준히 상위 30위권에 속하는 중국·싱가포르 대학에 비해 한국은 국내 대학 1위인 서울대마저도 상위 30위권의 벽을 뚫기 어려웠다.
싱가포르 국립대학은 올해 8위로, 2023년 아시아 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10위권 안에 든 이후로 3년간 순위를 유지 중이다. 싱가포르 양대 국립대학으로 불리며 인공지능(AI)과 로봇 분야에서 세계적 연구 성과를 내고 있는 난양공대는 올해 12위로, 26위였던 지난해를 제외하면 꾸준히 20위 안에 들었다. 홍콩대학교 경우 2023년 26위였지만, 지난해 17위, 올해 11위로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서울대는 29위였던 2022년을 제외하고, 5년간 30위 안에 들지 못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지난해 대비 순위가 7계단 하락하기도 했다. 이는 98~99점의 높은 점수를 유지하는 '학계 평판' 항목과 달리 5년간 10점대를 벗어나지 못한 '외국어 교원' 항목과 올해 27.5점을 기록한 '외국어 학생' 항목 등 '글로벌 참여도' 부문의 부진으로 보인다.
다른 랭킹에서도 한국 대학은 비슷했다. 영국 고등교육 관련 주간지 'The Times Higher Education'에서 발행하는 THE세계대학랭킹에서 한국 대학은 최근 5년간 50위의 벽을 뚫지 못했다. 서울대는 올해 62위를 기록하며 5년간 50~60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카이스트 또한 올해 82위를 기록하며 80~90위권에 머물렀다. 반면 중국의 칭화대·북경대·홍콩대, 싱가포르의 싱가포르국립대·난양공대, 일본의 도쿄대는 5년간 꾸준히 50위권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자연과학 연구 역량도 부진
자연과학 연구 분야에서도 한국 대학은 글로벌 경쟁력이 부족한 모습을 보인다. 자연과학 연구 역량을 보여주는 네이처 인덱스 학술기관 분야에서 지난 5년간 100위권에 이름을 올린 한국 대학은 서울대와 카이스트뿐이었다. 지난 5년간 서울대는 50위권에 머물다 올해 47위에 올랐다. 카이스트는 2021년 57위였지만 순위가 점점 하락해 올해 76위를 기록했다.
반면 100위 안에 속한 중국 대학은 2021년 24개, 2022년 28개, 2023년 35개, 지난해 38개, 올해 43개로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2025 네이처 인덱스에서 14개의 중국대학은 20위권 안에 속하기도 했다. 일본도 지난 5년간 4~6개의 대학이 100위 안에 속하고 있다. 네이처 인덱스는 국제 유력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 기여도, 공저자 수, 학문 분야별 가중치 등을 분석해 순위를 매기는 지표로, 자연과학 연구 역량을 보여주는 지표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한국 대학들이 국제적인 성과를 내는 부분에 있어 포화 상태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현상"이라며 "예산과 가용자원의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상위권 대학으로 진입하기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대학의 국제적 연구 경쟁력과 교류를 늘리기 위해 관련 인센티브를 늘려 탄력적으로 운영하지 않는 한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외국학자들이 한국에서 연구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고, 외국 학생들이 한국에서 학부·대학원 과정을 선택할 수 있도록 매력도를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은서 기자 lib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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