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시작해도 '대망론' 여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국민의힘 경선에 불출마했지만, 여권 일각에서 '대망론'이 수그러들고 있지 않고 있다. 다음달 3일 국민의힘 최종 후보가 선출된 후 여러 정치 세력을 묶는 '빅 텐트(big tent)' 추진 가능성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일단 한 대행과 총리실은 대권 도전설에 선을 긋는 모양새지만, 한 대행의 광폭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는 분석이다. 15일 한 대행은 미국 관세정책으로 어려움에 직면한 자동차업계 목소리를 듣기 위해 광주 기아오토랜드를 방문해 "관세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협상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 관세협상이 정부 최우선 과제가 된 상황에서 한 대행은 광주를 1순위로 찾았는데 방문의 시점과 장소 모두 여러 정치적 해석을 낳았다. 산업현장 방문 후에는 광주 동구 대인시장에서 1000원에 백반을 제공하는 식당에 사비로 격려금을 전달하고, 손편지를 남겼다. 총리실은 "대행 이전에도 지역 일정이 생기면 직접 민생을 챙기곤 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전주 출신인 한 대행의 호남 표심을 겨냥한 행보라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한 대행의 출마와 불출마를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점"이라며 "향후 10일간 여론 향방이 중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한 대행이 주특기인 통상을 지렛대로 삼아 국정 운영 안정감을 주는 이미지를 대중에게 각인한다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상대할 카드가 될 수 있다는 희망 섞인 관측을 내놓는다.
지금 뜨는 뉴스
다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갑론을박이 치열하다. 한 대행의 모호한 태도가 국민의힘 경선에 대한 관심과 집중도를 떨어뜨리고, 경선 참여한 대선 주자들을 들러리로 내모는 격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여권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 때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그랬듯 불쏘시개 역할에 그칠 것"이라며 "무소속 출마 후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하는 시나리오로는 이기기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