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러시아에 휴전안 받아들이라 압박
푸틴의 쿠르스크행…사실상 휴전안 거부 메시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30일 휴전' 압박을 받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접경지 쿠르스크 주에서 회의를 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휴전안에 전격 합의한 바로 다음날, 푸틴 대통령이 러·우 군사 대치지역을 몸소 찾았다는 점에서 사실상 휴전 제안을 거부하겠단 메시지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12일(현지시간) 크렘린궁과 러시아 국영방송이 공개한 영상에는 푸틴 대통령이 책상에 지도를 펼쳐놓고 러시아군 총참모장의 보고를 받는 모습 등이 담겼다.
타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쿠르스크에서 적을 패배시키는 임무가 완수돼 최대한 빠르고 완벽하게 이 지역 영토가 해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이 이 지역을 방문한 것은 우크라이나군의 침공 이후 처음이다.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당초 일정에 없던 것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요구한 '30일 휴전안'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전날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고위급 회담을 열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30일간 휴전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제 (휴전은) 러시아에 달렸다"면서 러시아가 휴전안을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이 찾은 쿠르스크는 러시아 서남부에 위치해있으며 현재 우크라이나군에게 영토가 일부 점령된 상태다. 우크라이나는 한때 쿠르스크 일대 1000㎢에 이르는 곳을 장악했다고 밝혔지만, 러시아의 공세 속에 상당 부분을 다시 내줬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이날 "쿠르스크에 있는 우리 군을 포위하려는 러시아군의 시도는 성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시르스키 총사령관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우리 부대는 포위될 위험이 없으며 유리한 방어선으로 이동하기 위한 조처를 적시에 하고 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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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은 쿠르스크 전투에서 러시아군에 밀리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지만 포위당한 형세는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날 시르스키 총사령관도 "우크라이나 북동부 수미 지역과 쿠르스크 사이의 국경은 여전히 우크라이나가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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