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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K-보유국에 없는 한 가지, 존경받는 정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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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K-보유국에 없는 한 가지, 존경받는 정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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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임기를 마치고도 아직까지 국민적 지지를 받는 대통령이 있더라고요.”


‘개헌, 미래를 잇다’ 기획 취재를 하면서 오스트리아 이원정부제(분권형 대통령제) 권력구조에 대해 알아보던 중 현지에 체류하고 있는 이원욱 전 의원과 연락이 닿았다. 이 전 의원은 하인츠 피셔 전 오스트리아 대통령을 언급하며 “국민들 사이에서 지금도 회자하고 있는 정치인”이라고 전했다.


처음부터 피셔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았던 것은 아니다. 2004년 첫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였던 그는 득표율이 52.4%에 그쳤다. ‘복지국가’ 실현을 강조했던 피셔 전 대통령은 당선 소감을 통해 “모든 오스트리아인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정파적 색채를 드러내기보다는 ‘화합형 대통령’이 되겠다는데 방점을 찍었다. 2008년 오스트리아 대통령으로서는 유일하게 거부권을 행사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압도적 득표율(78.9%)로 재선(2010년)에 성공했다.


또 다른 이원정부제 국가인 핀란드에서 임기 막바지까지 80%대 지지율을 기록했던 타르야 할로넨 전 대통령도 정작 선거에서는 득표율이 높지 않았다. 재선을 포함한 두 번의 대통령 선거에서 할로넨 전 대통령의 득표율은 과반을 갓 넘겼다. 하지만 임기를 수행하는 동안 지지율은 80%대로 올라섰다. 대통령이 된 후 더 많은 국민에게 신뢰를 받았기 때문이다. 할로넨 전 대통령은 정파에 휩쓸리지 않고 국정을 운영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핀란드는 할로넨 전 대통령 재임 시절 1인당 국민소득 3만6000달러를 넘기며 강소국으로 거듭났다.


“부럽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5년 단임제로 선출되는 한국 대통령은 임기가 3년 차에 접어들면 레임덕 논란에 휩싸인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그 시기가 더 빨랐다. 그때가 오면 국정은 마비되고 정쟁만 불거진다. 12년을 재임하면서도 존경을 한 몸에 받는 두 나라의 대통령들과는 정반대 상황이다.


오스트리아와 핀란드 사례에서 보듯 권력은 나눌수록 포용적인 정치 형태가 만들어지고, 국가는 발전했다. 최종적으로는 선거제 개편까지 논의가 되어야 하겠지만, 우선은 ‘제왕적 대통령제’ 요소가 담긴 87 헌법 체제를 고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87 헌법 체제의 또 다른 폐단인 승자독식구조는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정치 형태를 일상화했고, 통합보다는 분열을 조장해 정권을 유지하거나 탈환하도록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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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자동차, 휴대전화, 드라마, 음악 등 넘쳐나는 ‘K-문패’ 속 우리가 유일하게 보유하지 못한 부문은 정치다. 한국에서 정치는 소모적이고 불필요한 논쟁만 양산하는 갈등의 씨앗이다. 존경받는 정치인을 더이상 찾아보기 어렵다. 발목 잡지 않는 정치가 실현되기 위해선 권력 분산형 개헌이 꼭 필요하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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