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2, 3위 완성차 업체인 혼다와 닛산이 본격적인 합병 논의에 돌입, 내년 6월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합병 완료 시 현대자동차 그룹을 뛰어넘는 세계 3위 자동차그룹으로 도약하게 된다.
23일 TBS를 비롯한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혼다와 닛산은 이날 합병 논의를 위한 기본합의서를 체결한다. 직후 양사 경영진은 이날 오후 중 기자회견을 통해 합병 계획, 배경 등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닛산이 최대주주인 미쓰비시자동차 경영진도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혼다와 닛산은 내년 1월까지 합병 방향성을 확정하고, 내년 6월 합병 작업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보도된대로 지주사를 설립해 양사가 그 산하에서 각 브랜드를 독립 운영하는 방식이다. 직후 도쿄증시에 지주사를 상장한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지주사의 사장은 혼다측에서 맡게 된다. 이사회 이사도 혼다가 과반수를 지명하도록 논의되고 있어 전체적인 합병 주도권은 혼다가 가질 것으로 보인다.
혼다, 닛산에 더해 미쓰비시까지 통합이 완료될 경우 연간 판매 대수 800만대를 웃도는 ‘자동차 공룡’이 탄생하게 된다. 이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3위를 기록한 현대차·기아(730만대)의 판매량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혼다와 닛산의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은 각각 398만대, 337만대였다. 미쓰비시는 78만대를 기록했다.
특히 이번 합병 협상은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져 눈길을 끈다. 미국 테슬라, 중국 비야디(BYD)가 주도하는 전기차,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 등으로 업계 기술 판도가 크게 바뀐 상황에서 경영 통합을 통해 기술 투자 비용을 분담하고 경영 효율화를 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더욱이 일본 완성차업체들은 주요 시장에서 저가를 앞세운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공세에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현지 언론들은 과제도 산적하다고 지적했다. 혼다와 닛산의 주력 시장은 일본, 미국, 중국 등으로 대부분 겹쳐 경영 통합의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공급망 재편, 공장 통폐합 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닛산 측에서는 "사실상 혼다로의 흡수"라는 낙담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이로 인해 합병 협의가 본격화한다해도 성사 여부를 끝까지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고 TBS는 짚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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