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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신용품이라도 구비해야"…'긴급 안전벨' 확대에도 불안한 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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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편의점 범죄 350건
"범죄 대응 방식 변화 필요"

범죄 예방을 위해 편의점 내 각종 안전장치가 마련됐음에도 편의점 발생 범죄 건수는 매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주로 이용되는 긴급 안전벨의 실효성을 지적하면서도 범죄 대응 방식을 비노출식에서 노출식으로 변화시킬 것을 제안했다.


경찰청이 발간한 '2023 범죄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편의점에서 발생한 범죄는 모두 350건으로 2022년(319건) 대비 9.7% 증가했다. 편의점 내 범죄는 2021년 273건, 2022년 319건, 2023년 350건으로 최근 3년간 매년 증가하고 있다. 범죄 유형으로는 강제 추행(85.3%)이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강도(11.2%), 방화(1.1%) 순이었다.


편의점은 접근성과 범죄자 도주 가능성이 높은데다 1인 근무 체제가 많다는 점에서 대형마트, 슈퍼마켓 등 다른 상업 시설과 비교해 유독 범죄 발생률이 높다. 편의점 내 근무자를 노린 각종 사건 사고가 잇따르자 2017년 전국 프랜차이즈 편의점 가맹점은 경찰청과 업무 협약을 맺고 편의점 내 '긴급 안전벨' 설치를 추진하고 나섰다. 안전벨이란 편의점 근무자가 포스기 또는 카운터에 숨겨진 버튼을 몇 초간 누르면 인근 지구대나 경찰서로 곧바로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출동하도록 한 안전장치다.


"호신용품이라도 구비해야"…'긴급 안전벨' 확대에도 불안한 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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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편의점산업협회 관계자는 "유선 전화를 내려놓으면 자동으로 인근 경찰서로 신고가 접수되는 유선 신고, NFC 칩이 내장된 스티커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신고가 접수되는 안심 신고망 등 여러 방식에서 안전벨의 실효성이 가장 높다고 판단돼 현재는 안전벨을 확대·설치하고 있다"며 "현재 CCTV가 설치된 대부분 편의점에는 안전벨이 설치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장 근무자들 사이에서는 긴급 안전벨의 범죄 예방 효과를 체감하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안전벨이 사후 대책에 가깝고 버튼을 누른 시점부터 실제 경찰 출동 시점까지 지연 시간이 발생해 긴급한 상황에서 근무자들의 안전을 담보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점주·아르바이트생들은 스스로 호신용품을 구매해 매장 안에 숨겨 놓는 등의 방식도 강구하고 있다.


서울 동작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박모씨(39)는 "최근 술에 취한 손님이 새벽 시간대 아르바이트생에게 욕설하고 시비를 거는 일이 있어 호신용 스프레이를 하나 구매해 매장 안에 숨기고 아르바이트생에게도 알려줬다"며 "비상벨의 존재는 알고 있지만 다급한 상황에 비상벨에만 의존해 경찰이 오기까지 기다릴 수는 없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비노출식 방식보다는 노출식 대응이 범죄 예방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상균 백석대 경찰학과 교수는 "지금처럼 비상벨을 숨겨놓는 방식이 아니라 안전장치를 외부에 노출함으로써 경찰이 언제든지 출동할 수 있음을 알리는 것이 범행 의지를 꺾을 수 있다고 본다"며 "근무자 주변에 투명 보호막 등을 설치하는 것만으로도 범죄자에게 경고 측면의 효과를 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도 "편의점 매장 곳곳에 각종 안전장치가 설치돼 있음을 알리는 경고성 문구를 나타내는 것만으로도 범행 의지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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