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조 자금 조달…기업가치 3.6조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와 삼성, LG전자, 현대차가 ‘엔비디아 대항마’로 꼽히는 캐나다 반도체 스타트업 텐스토렌트(Tenstorrent)에 최근 1조원가량을 투자했다고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반도체 전설’로 불리는 짐 켈러 텐스토렌트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켈러 CEO에 따르면 텐스토렌트는 AFW파트너스와 삼성증권이 주도한 이번 시리즈 D 라운드에서 기업 가치를 약 26억달러(약 3조6540억원)로 평가받고, 7억달러(약 9838억원) 규모 자금을 조달했다. 베이조스는 투자 회사 익스페디션을 통해 참여했고, 미국 자산운용사 피델리티 등도 투자했다. 다만 기업별 구체적인 투자 액수는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지난 6월 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삼성과 LG전자 등이 텐스토렌트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텐스토렌트에 5000만달러(약 702억원)를 투자했다. 아울러 삼성은 지난해 8월 산하 전략혁신센터(SSIC)에서 운영하는 삼성카탈리스트펀드(SCF)를 통해 텐스토렌트에 1억달러(약 1405억원) 투자를 공동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텐스토렌트와 협력해 TV와 기타 제품용 반도체를 개발해 왔다.
텐스토렌트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으로 엔지니어링팀을 구축하고, 글로벌 공급망에 투자하며, 대규모 AI 훈련 서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AI 칩 시장 선두주자인 엔비디아의 아성에 도전한다.
최근 AI에 대한 전력과 비용 효율성 요구가 높아지면서 엔비디아의 빈틈을 파고들려는 시도가 활발하다. 텐스토렌트는 개방형 반도체 설계 기술인 ‘RISC-V’를 기반으로 저렴하고 전력 효율이 높은 반도체를 설계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텐스토렌트는 첫 번째 칩은 글로벌파운드리스에서 제작했고, 다음 제품은 TSMC와 삼성전자에서 제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내년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 최첨단 2㎚(1㎚=10억분의 1m) 칩 설계도 시작했다. 2027년 출시 계획으로 일본 라피더스와 논의하고 있다. 켈러 CEO는 2년마다 새로운 AI 프로세서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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