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에 도소매·건설 취업자 감소세
도소매업은 2021년 7월 이후 최대 감소
청년층 취업자 24개월 연속 마이너스
쉬었음 인구는 넉달째 20만명대로 늘어
지난달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8만3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7월 이후 10만명대로 증가하다가 넉 달 만에 다시 10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내수부진 영향으로 도소매업과 건설업 등에서 취업자가 줄어든 데 따른 결과다. '쉬었음' 인구는 20만7000명으로 역대 10월 기준 최대를 기록했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884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8만3000명 증가했다. 올해 들어 5월(8만명)과 6월(9만6000명)에 각각 10만명 밑으로 증가 폭을 보이다 7월(17만2000명) 이후 석 달 연속 10만명대를 유지했지만 지난달 다시 줄었다. 취업자 수 증가 흐름은 2021년 3월 이후 44개월째 이어졌다.
지난달 보건업및사회복지서비스업(9만7000명)과 교육서비스업(8만4000명), 전문과학및기술서비스업(7만7000명) 등에서 취업자가 늘었지만 도매및소매업(-14만8000명), 건설업(-9만3000명), 농림어업(-6만7000명) 등에선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와 밀접한 산업군에서 마이너스 흐름이 이어진 것이다.
특히 도매및소매업은 8개월 연속 줄면서 2021년 7월(-18만6000명) 이후 가장 많이 감소했다. 건설업은 지난 9월(-10만명)에 2013년 10차 산업 분류 이후 최대 감소한 뒤 지난달 들어 낙폭이 줄긴 했지만 6개월 연속 감소세를 피하지 못했다. 농림업도 6개월 연속으로 취업자가 줄었으며 지난달엔 감소 폭이 2016년 9월(-7만2000명)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도매및소매업과 관련해 "소매 감소 상황이 도매까지 확장된 경향이 있다"면서 "임금 근로자뿐 아니라 자영업자가 전반적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건설업 고용과 관련해서는 "종합건설은 건설 업황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고 전문직별 공사는 5월부터 감소세를 이어가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25만7000명), 30대(6만7000명), 50대(1만2000명) 취업자가 늘었지만 20대(-17만5000명), 40대(-7만2000명)는 줄었다.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18만2000명 줄면서 2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청년층 고용률도 45.6%로 전년 동월 대비 0.8%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9.8%로 전년 동월 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실업자 수는 67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만1000명 증가했다. 50대와 40대, 20대 등에서 실업자가 늘어난 데 따른 결과다. 실업률은 2.3%로 0.2%포인트 상승했다. 이 가운데 청년층 실업률은 0.4%포인트 오른 5.5%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608만2000명으로 2만1000명 늘었다. 육아(-11만2000명) 등에서 줄었지만 쉬었음(20만7000명)과 가사(5만명) 등에서 증가했다. 특히 쉬었음 인구는 지난 7월부터 20만명대 증가세를 보이며 지난달엔 10월 기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쉬었음 인구 중 청년층은 5만2000명 늘었다.
정부는 2022년과 지난해 장기 추세를 크게 상회했던 고용 증가 속도가 조정을 받는 과정에서 건설업과 자영업, 청년 등 고용 취약 계층의 어려움이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민간소비 여건이 점차 개선하는 데다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이달과 12월에는 고용 증가 폭이 지난달보다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관계부처 합동 일자리전담반(TF) 회의에서 "민간 부문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현장대기 프로젝트 가동 지원 등 3차 투자활성화대책을 연내 마련하겠다"며 "고용이 어려운 건설업, 자영업 맞춤형 지원을 위해 공공 공사비 현실화 방안과 금융지원·온누리상품권 활성화 등 소상공인 추가 지원방안도 차질 없이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세종=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세종=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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