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부터 판매 중단 후 정상화
가을배추 물량 확대…가격 내림세 전환
평년보단 여전히 비싸
김장 대신 시판 제품 찾는 수요 증가
배추 수급 문제로 추석 연휴를 즈음해 주문이 막혔던 포기김치의 온라인 판매가 재개되고 있다. 선선해진 날씨에 가을배추 물량이 대폭 확대되면서다. 예년보다 원재료 가격이 올라 김장 대신 김치를 사 먹는 수요가 늘면서 일부 제조사의 시판용 김치 판매량은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김치 제조사 중 시장점유율 40%가 넘는 대상 '종가'는 이날부터 온라인몰에서 판매하는 포기김치와 맛 김치 등의 주문을 다시 시작한다고 공지했다. 추석 연휴 직후인 지난달 19일부터 판매를 잠정 중단한 지 약 40일 만이다.
대상 관계자는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채널에는 이미 정상적으로 김치 물량을 공급해 왔고, 수량을 조절하기 위해 자사 온라인몰에서만 포기김치 주문이 막혀 있었다"며 "가을배추가 풀리면서 온라인 주문도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워홈과 풀무원 등 다른 제조사의 온라인몰에서도 포기김치 주문이 문제없이 이뤄지고 있다. 다만 시장점유율 37% 이상을 차지하는 CJ제일제당은 비비고 포기김치와 썰은배추김치, 열무물김치 등 일부 제품의 온라인몰 주문이 여전히 막혀 있다.
업계에서는 배추 생육기간이 평균 45일 정도임을 고려해 수확이 본격화되는 다음 달 초순부터는 김치 제조와 판매가 모두 정상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가파르게 오르던 배추 가격도 이달 중순을 지나면서 안정화되는 모습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배추 1포기 소매가격(상품 기준)은 지난 21일에도 9162원으로 9000원을 넘었으나 1주일 만에 6847원으로 25.3% 내렸다.
다만 6000원대인 배추 1포기 가격도 전년 같은 기간(5103원)보다는 34.2% 비싸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가격 중 최대·최소를 제외한 3년 평균치인 평년 가격과 비교해서도 39.4% 높은 수준이다. 무와 붉은 고추 등 각종 김치 재료로 쓰이는 다른 야채 가격도 평년 대비 30% 이상씩 올라 김장보다 시판 김치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아워홈은 지난달 배추김치 제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프리미엄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구씨반가의 갈치김치, 청잎김치, 총각김치 등도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아워홈 관계자는 "최근 포장김치 수요가 증가하고 갈치김치 등 이색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영향"이라고 전했다.
농협에서 운영하는 농식품 구독 플랫폼 '월간농협맛선'이 지난 18일부터 23일까지 회원 5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의 72%가 올해 김장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88.7%는 포장김치를 구매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이 선호하는 포장김치 종류로는 배추김치가 96.5%를 차지했고 총각김치(47%)와 파김치(26.3%)가 뒤를 이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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