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美 소비 둔화로 2.2%…유럽은 1.2%
"인플레 전쟁 승리…중동전쟁 등 하방 위험"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년 세계 경제가 올해와 비슷한 속도로 3.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의 예상 성장률은 올해 2.5%, 내년 2.2%로 내다봤다.
IMF는 22일(현지시간) 세계경제전망(WEO)을 업데이트해 이같이 발표했다.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은 지난 7월 전망과 같은 3.2%로 유지했다.
전체적인 전망은 지난 7월 발표와 큰 변동이 없으나 지역별로 일부 조정이 있다.
미국의 올해 성장률은 2.8%로 7월보다 0.2%포인트 상향했다. 예상보다 강한 소비와 비(非)주택 투자의 영향이다. 저소득 가계를 중심으로 실질 임금이 증가해 소비가 견조했다고 평가했다.
내년 성장률은 재정 정책 축소와 노동 시장 냉각에 따른 소비 둔화로 2.2%로 낮아질 전망이다. 다만 7월 전망보다는 0.3% 높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은 올해 0.8%, 내년 1.2%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7월 발표보다 각각 0.1%포인트, 0.3%포인트씩 하향 조정된 것이다. IMF는 내수 확대, 실질 임금 증가에 따른 소비 증가, 긴축 정책 완화에 따른 투자 촉진 등 효과로 유로존 경제가 올해보다 내년에 더 나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의 올해 성장률은 0.3%로 지난 7월보다 0.4%포인트, 지난 4월보다는 0.6%포인트 하향했다. 주요 자동차 공장의 생산 중단으로 일시적인 공급 차질이 있었고, 지난해 경제 활동 촉진에 기여한 관광 급증 효과가 사라진 것을 반영했다. 다만 내년에는 실질 임금 증가에 따른 민간 소비 확대 효과로 1.1% 성장할 것으로 봤다. 이는 7월보다 0.1%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한국 경제는 올해 2.5%, 내년 2.2%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7월 전망과 같다.
신흥경제와 개발도상국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은 지난 7월과 비슷한 4.2%로 전망했다.
올해 중국의 성장률은 4.8%로 지난 7월 전망보다 0.2%포인트 낮췄다. 내년 성장률은 4.5%로 7월과 동일하다. 중국은 2023년 5.2%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와 소비자 신뢰 저하 등 요인으로 성장세가 하락하고 있다.
인도는 2023년 8.2%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올해 7.0%, 내년 6.5%로 성장세가 둔화할 전망이다. IMF는 코로나19 확산 시기에 쌓인 수요가 해소된 영향으로 분석했다.
신흥경제와 개발도상국의 경우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의 생산·운송 차질, 분쟁, 시민 소요, 기상 이변의 여파로 중동, 중앙아시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전망을 하향했다.
아시아의 신흥경제는 대규모 인공지능(AI) 투자가 촉진한 반도체와 전자 제품 수요 급증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인플레이션은 2023년 연평균 6.7%에서 2024년 5.8%, 2025년 4.3%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IMF는 "일부 국가에서 물가 압력이 지속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을 상대로 한 글로벌 전쟁은 대체로 승리했다"고 밝혔다.
IMF는 지난 7월에 비해 세계 경제에 대한 하방 위험이 더 두드려졌다고 평가했다. 피에르-올리비에르 고린차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좋은 소식에도 하방 위험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제 하방 위험이 경제 전망을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IMF는 중동 전쟁 확전을 비롯한 지역 분쟁이 원자재 시장에 중대한 위험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통화 정책을 너무 오랫동안 긴축 기조로 유지하면서 금융 여건이 갑자기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보호무역주의 강화 기조에 대해선 단기적으로 투자 증대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교역 상대국의 보복을 초래하고 지속적인 생활 수준 개선을 보장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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