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첫 '여성 국방장관' 나오나
트럼프, 1기 변심에 '충성심' 위주로
해리스는 공화, 트럼프는 민주 인사 검토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각 당선될 경우 내각에서 주요 자리를 맡을 인사들에 대한 하마평이 나오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의회 전문 매체 더힐은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승리 시 각 행정부에서 장관에 발탁될 것으로 거론되는 주요 인사들을 보도했다.
해리스, 국무부 장관에 윌리엄 번스 유력…첫 여성 국방부 장관 나오나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될 경우 바이든 행정부 주요 인사들을 유지하는 가운데 과거 상원의원과 캘리포니아주 법무부 장관으로 재임했던 경험을 인사에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고 더힐은 밝혔다.
내각 최고위직인 국무부 장관은 현직인 토니 블링컨 장관이 해리스 행정부에 남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며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유력하게 꼽힌다. 번스 국장은 바이든 행정부에서 가장 민감한 외교 임무를 담당해왔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 모스크바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경고하고, 최근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휴전 협상을 타결하기 위한 노력을 이끌었다.
이 외에도 바이든 대통령의 측근이자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오래 활동한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델라웨어)과 상원 외교위의 또 다른 중진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코네티컷)도 거론된다.
해리스 행정부에서는 미국 첫 여성 국방부 장관 탄생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미셸 플러노이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방부 정책차관을 지낸 인물이다.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국방부 장관 유력 후보로 거론됐으나 첫 흑인 국방부 장관이 된 로이드 오스틴에게 밀렸다. 바이든 행정부 출신인 콜린 칼 국방부 정책차관과 여성인 마라 칼린 전략·기획·역량 담당 차관보도 언급된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필 고든 부통령 안보보좌관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많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때부터 해리스 부통령의 국가안보부보좌관을 맡았으며 2022년 3월 부통령 안보보좌관으로 승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내각에 공화당 인사를 포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해리스 행정부에 들어갈 공화당 인사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자주 비판해온 애덤 킨징어 전 하원의원과 리즈 체니 전 하원의원이 거론된다. 이베이 최고경영자 출신으로 바이든 행정부에서 상무부 장관 후보로 고려됐던 멕 휘트먼 전 주케냐 대사도 있다. 다만 해리스 부통령이 이들을 어떤 직책에 기용할지는 불분명하다.
법무부 장관 후보로는 한때 해리스 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거론됐던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가 유력하다. 더그 존스 전 상원의원, 마우라 힐리 매사추세츠 주지사, 해리스 부통령의 제부이자 오바마 행정부 때 법무부 차관보를 지낸 토니 웨스트도 있다. 다만 혈연 논란을 의식해 웨스트를 발탁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재무부 장관의 경우 해리스 부통령이 존경하는 재닛 옐런 현 장관이 유임할 가능성이 있다고 더힐은 전망했다. 지나 러몬도 현 상무부 장관, 아제이 방가 세계은행(WB) 총재,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도 언급된다.
트럼프 2기 '충성심' 물갈이…국무장관에 루비오·코튼·해거티 거론
더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현재 이전 내각 주요 인물들에게 지지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에 2기 행정부에선 ‘충성심’을 중심으로 발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무부 장관 후보에는 상원 외교위와 정보위에서 활동한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이 거론된다. 부통령 후보로 꼽히기도 했으며, 상원 인준을 수월하게 통과할 것으로 더힐은 예상했다. 육군 참전용사 출신 톰 코튼 상원의원(아칸소)은 국방부 장관 후보로도 고려된다. 다만 2020년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항의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군을 동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글을 기고해 논란이 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주일본 대사를 지낸 빌 해거티 상원의원(테네시)도 잠재적 후보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국가안보보좌관도 국무부나 다른 고위직을 맡을 유력 후보로 예상된다.
국방부 장관에는 코튼 상원의원처럼 군 복무 경력이 있는 마이클 왈츠 하원의원(플로리다)이 거론된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무부 장관을 지냈으며 웨스트포인트(육군사관학교) 출신인 마이크 폼페이오와 트럼프 임기 말 국방부 장관 대행을 맡은 크리스토퍼 밀러도 후보군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크리스토퍼 밀러에 대해 "매우 훌륭하다"고 말한 바 있다.
법무부 장관에는 미주리주 법무부 장관 출신 에릭 슈밋 상원의원(미주리)과 켄 팩스턴 텍사스주 법무부 장관이 거론된다.
재무부 장관에는 월가 인사들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헤지펀드 매니저인 존 폴슨과 스콧 베센트 등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격적 관세 정책을 뒷받침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국무역대표(USTR)나 스티븐 므누신 전 재무부 장관 등 트럼프 1기 출신을 다시 발탁할 가능성도 있다.
라이트하이저는 상무부 장관 후보로도 거론된다. 또 트럼프 정권 인수팀 공동위원장을 맡은 린다 맥맨, 해거티 상원의원,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 키스 크라크 전 국무부 경제차관 등도 후보다.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는 에너지부 장관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세에서 버검 주지사에 대해 "내가 아는 그 누구보다 에너지에 대해 잘 안다"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견해에 동의하는 사람이라면 민주당원도 내각에 임명할 수 있다고 했다. 더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 저명인사를 지명할 가능성은 작지만 한때 민주당 소속이었다가 지금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털시 개버드 전 하원의원도 유력하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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