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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 역차별 받는 공공임대주택 "민간임대보다 1년 460억 더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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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임대주택 세제 감면 혜택
민간임대주택보다 열악

SH 공공임대 보유세 478억원
민간임대 세제 혜택 적용 땐
15억원으로 줄어

민간보다 싼 공공임대 많이 지으려면
기형적 세제 구조 해결해야

무주택 서민을 위해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싼 가격에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 세제 지원이 민간임대주택보다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서 공공임대주택의 역할이 커지고 있지만 민간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만 강화되면서 오히려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윤성만 서울과학기술대 교수가 발표한 ‘공공임대주택의 보유세 감면에 따른 경제적 효과’ 자료에 따르면 공공임대주택에 민간임대주택의 세제 혜택을 적용하면 지난해 기준 SH는 460억원 이상 세금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H는 지난해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합친 보유세를 총 478억원 납부했다. 그런데 민간임대주택 기준으로 재산세 감면 혜택을 받으면 이 보유세가 15억원으로 줄어든다. 90% 이상의 절세 효과다. 윤 교수는 "공공임대와 민간임대에 적용하는 세제 혜택이 다른 것은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기형적 세제 감면율, 이유는
세제 역차별 받는 공공임대주택 "민간임대보다 1년 460억 더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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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차이가 나는 것은 지금의 세제 구조가 민간임대주택에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민간임대 중에서도 공공지원 민간임대, 장기일반민간임대는 공공임대주택보다 재산세 감면율이 높다.


현재 임대주택의 재산세 감면율은 면적에 따라 달라진다. 전용면적 40㎡ 이하 임대주택의 경우 SH 같은 공공사업자는 30년 이상 임대 목적의 아파트(공동주택)만 100% 감면을 받을 수 있다. 반면 민간 사업자는 아파트, 오피스텔 모두 재산세가 100% 감면된다. 재산세를 전혀 내지 않는다는 얘기다. 면적이 커져도 격차는 유지된다. 전용면적 60㎡ 이하 임대주택의 경우 공공은 50%밖에 감면을 못 받는데 민간은 75%를 감면받을 수 있다. 85㎡ 이하에 적용하는 감면율 역시 각각 25%(공공)와 50%(민간)로 차이가 난다.


공공임대주택은 SH,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이 공급하는 임대주택이다. 무주택 서민 또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임대료가 민간임대주택 대비 저렴하다. 공공지원 민간임대, 장기일반민간임대보다도 임대 기간이 길다. 하지만 재산세를 포함한 보유세는 오히려 공공임대주택이 더 많이 내는 기형적 구조다. 윤 교수는 "정부가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그동안 민간 사업자 위주로 혜택을 키워왔다"며 "민간 사업자에만 집중하다 보니 공공임대주택이 사각지대가 됐고 그로 인해 역차별을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주변 임대료 인하·주거복지 기여도 높아…공공임대주택 더 짓게 해야
세제 역차별 받는 공공임대주택 "민간임대보다 1년 460억 더 내" SH공사가 공급한 서울 강동구 고덕강일13단지 전경. (제공=SH공사)

민간보다 싼 임대료를 제공하는 공공임대주택을 많이 짓기 위해서라도 제도개선이 필요한 실정이다. 윤 교수는 "공공임대주택은 주변 임대료 시세를 낮추지만 민간임대주택은 오히려 임대료를 올린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공임대주택 1가구를 공급했을 때 아파트 전셋값은 0.031% 하락하는 반면 민간임대주택은 1가구 공급 시 0.2%가 인상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공공임대주택은 공공주택특별법을 적용받아 임대료가 제한적이지만 민간임대는 사업자가 정하는 구조다.


이렇게 주변 대비 낮은 임대료로 SH는 지난해 전세 기준 23조8105억원, 월세 기준 1조2381억원 수준의 주거비 경감 혜택을 제공했다. 가구당 평균 895만원을 절감한 효과로 아파트는 1073만원, 매입임대는 351만원 수준이다.


윤 교수는 "전세 사기 등 사회적 문제로 공공임대주택의 역할과 중요성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인근 주택 임대료 인하 효과, 주거복지 기여 등 편익도 더 크다"며 "공공임대주택 보유세를 최소한 민간 임대주택 사업자와 동일한 수준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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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SH가 보유 중인 공공임대주택 보유세 부담액은 2012년 93억원에서 2022년 697억원으로 증가했다. 임대료 수입 대비 보유세 비율은 같은 기간 10%에서 46%까지 늘었다. 보유세가 공공임대 사업 적자를 키우고, 지속 가능성을 저해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이유다. 김지은 SH도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민간임대주택에 비해 불리한 재산세 감면 기준을 정비하고, 공공임대주택을 종부세 합산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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