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매일 이자를 받는 수시입출금식통장'으로 인기몰이를 했던 인터넷전문은행의 파킹통장 상품이 상대적으로 낮아진 이자율로 매력을 잃고 있다. 반면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이후 영업 확대에 나서야 하는 저축은행, 고객 확보가 절실한 지방·중소형은행의 틈새 파킹통장 상품이 인기를 끄는 분위기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최근 대표 예금상품인 '생활통장'과 관련해 예치금 300만원 이하에 적용되는 금리를 2.0%에서 0.1%로 1.9%포인트나 낮췄다. 0.1%의 금리는 통상 일반 은행의 보통예금에나 적용될 법한 수준이다.
물론 이 상품의 금리가 인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파킹통장과 예금을 결합한 생활통장은 출시 당시엔 300만원 이하 금액에 대해 연 3.0%의 금리를 제공한 바 있다. 초기엔 월 평균 잔액을 300만원 이상 유지하면 쿠팡의 와우멤버십(당시 4990원), 네이버플러스 멤버십(4900원)을 환급(캐시백)해 짠테크족의 인기를 끌기도 했다.
파킹통장 열풍의 '원조' 격이라 할 수 있는 토스뱅크도 현재 파킹통장 금리는 한도 없이 연 1.8% 수준이다. 카카오뱅크도 파킹통장 상품인 세이프박스에 적용되는 금리는 2.0%(1억원 이하)다. 각기 상대적으로 높은 예치액까지 이자를 적용하나 이자율 자체는 낮은 편이다.
반면 지방은행과 중·소형은행, 저축은행의 파킹통장 상품은 상대적으로 높은 이율로 주목받고 있다. 지방은행 중에선 전북은행이 첫 고객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씨드모아통장이 한도 없이 3개월간 최고 연 3.51%의 이자를 지급하고 있다. 기본이율 2.70%에 특정 조건을 충족하면 3개월 한도로 0.71%의 우대금리를 부여하는 식이다. 이는 인터넷전문은행 상품은 물론,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예금 상품 평균 금리(3.35~3.40%)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외 SC제일은행의 제일EZ통장도 최고금리는 연 3.1%에 달한다.
저축은행권 역시 시장금리 하락에도 적극적으로 파킹통장 유치전에 나선 상태다. 한도가 각기 30만~50만원으로 적긴 하지만 OK저축은행의 OK토스플러스통장·짠테크통장은 각기 연 7, 8%의 금리를 제공한다. 에큐온저축은행도 5000만원 이하의 금액에 대해 최고 연 3.6%의 이율을 적용하고 있다. 다른 저축은행들도 최고 연 3.2~3.3% 수준의 파킹통장 상품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이런 파킹통장 전략의 차이는 각 사가 처한 상황과 맞물려 있다는 게 금융권 설명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초기 열풍을 주도한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고객 확보에 성공한 상황이지만, 지방 ·중소형은행은 아직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저축은행의 경우 올해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경우 적극적으로 대출자산을 늘리기 위해선 수신이 필요하다는 점, 과거 고금리 예금상품의 만기가 연말 돌아오고 있다는 점이 파킹통장을 적극적으로 판매하는 원인으로 보인다"고 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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