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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BBB급 기업도'‥금리 하락에 회사채 발행 급증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38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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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삼성물산·S-Oil 등 우량채 발행물량 수조원 대기
금리 불확실성 피해 8·9월 자금조달 몰려
비우량 기업도 2년래 최저금리 조달 성공
주식시장 불안에 채권 투자 수요 견조

시장 금리가 하락하고 휴가철이 끝나면서 대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재개하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는 SK와 두산에너빌리티 등 우량 대기업들이 줄줄이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건설사와 BBB급 기업 등 자금 조달이 쉽지 않았던 기업들도 채권 발행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그룹 지주사인 SK는 KB증권, SK증권 등을 주관사로 최대 4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2500억원어치의 채권을 발행하기 위해 전날 실시한 수요예측(입찰)에 1조원이 넘는 투자금이 들어왔다. 넘치는 수요에 힘입어 회사채를 최대한도로 증액해 발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SK는 지난 5월 38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 이후 3개월 만에 다시 자금 조달에 나섰다. 최근 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공모채 발행을 중단한 가운데 차입금 만기가 줄줄이 돌아와 차환 자금 마련에 나섰다.


밥캣을 분리해 두산로봇에 넘기기로 한 두산에너빌리티도 최대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한다. 2월 공모채 시장에 나와 자금을 조달한 이후 5개월 만에 다시 차환용 자금 확보에 나섰다.


'건설사·BBB급 기업도'‥금리 하락에 회사채 발행 급증 증권사 MTS 회사채.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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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포스코인터내셔널, 에쓰오일, 현대제철, GS EPS, KB증권 등의 AA급 이상 우량 기업들도 줄줄이 회사채 발행을 위해 주관사를 선정했다. 현대해상, 롯데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손해보험사들의 후순위채 발행도 이어지고 있다. 후순위채는 발행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지만, 발행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RBC) 개선용으로 발행이 지속되고 있다.


회사채 발행시장 관계자는 "정책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로 국고채 금리와 함께 회사채 금리가 동반 하락하면서 기업 입장에서 저리로 유동성을 확보할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9월 이후의 금리 불확실성을 피하기 위해 8월 말과 9월 초에 회사채를 발행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일부 우량 채권의 발행 금리는 기준금리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채권 발행이 쉽지 않았던 건설사들도 잇따라 회사채 발행에 성공하고 있다. 롯데건설과 SK에코플랜트가 최근 각각 1500억원, 2600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토지신탁 등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던 기업들도 채권 발행을 성사시켰다.


개인 투자자들의 고금리 채권 수요에 힘입어 저(抵) 신용등급 기업들의 채권 발행도 활발하다. 최근 BBB+ 등급인 SK해운과 코오롱이 각각 4%대와 5%대에 사모채를 발행했다. 사모채는 증권신고서와 수요예측 과정을 거쳐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를 대상으로 발행하는 공모채와 달리, 공모 절차 없이 특정 투자자를 대상으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같은 등급인 한솔테크닉스는 공모채 발행을 준비 중이다. BBB 등급인 이랜드월드는 1년6개월 만기의 사모채를 6%대 금리로 300억원어치 발행했다. 이랜드월드가 6%대 금리로 채권 발행에 성공한 것은 2022년 9월 이후 약 2년만에 처음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으로 주가가 하락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고금리 채권 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기존에 투자 수요가 한정돼 있던 건설사와 부동산 신탁사 등 비우량 기업들도 채권 발행을 통한 유동성 확보에 성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채권 발행시장의 호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금리가 정책금리 인하를 반영해 2년 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데다 채권 투자 수요는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 회사채 시장 관계자는 "8월 초부터 9월 중순까지 채권을 발행했거나 발행할 예정인 회사채가 수조 원에 달한다"면서 "금리가 연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기업들의 채권 발행 수요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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