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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36주 낙태 브이로그 논란…"만삭이지만 처음이라 몰랐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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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경험 없으면 임신 모르는 경우 있어"
임신선·튼살 없어…영상 날조 가능성 의혹도

임신 36주 차에 임신 중절 수술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내용이 유튜브 영상이 논란이 되며 경찰까지 수사에 나섰다. 일각에선 만삭까지 임신 사실을 모를 수 없다며 영상 조작설을 이야기하지만, 나이가 어리거나 출산 경험이 없는 경우 드물게 임신 사실을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임신 36주 낙태 브이로그 논란…"만삭이지만 처음이라 몰랐을 수도" 유튜버 A씨가 지난달 말 올린 영상. [이미지출처=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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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된 영상은 지난달 말 유튜브에 게시됐다. 유튜버 A씨는 '총 수술비용 900만원, 지옥 같던 120시간'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시하며 임신 36주 차에 임신 중절 수술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36주는 임신 9개월, 즉 만삭에 해당한다.


영상에서 A씨는 막달이 돼서야 임신 사실을 알았다고 주장한다. 생리가 멈췄지만 다낭성 난소 증후군 진단을 받아 임신을 의심해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3월쯤 생리가 길게 멈춰 산부인과를 방문했을 때 다낭성 난소 증후군에 호르몬 불균형 영향이라고 해서 별 의심을 하지 않았고 그냥 살이 많이 쪘다고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임신했다는 걸 알았을 때는) 너무 늦어버린 상황이었다"고 털어놨다.


일각에서는 만삭이 될 때까지 임신 사실을 모를 수 없다며 영상의 진위를 의심하고 있다. 임신을 하면 월경이 멈추고 배가 나오는 등 신체에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한번쯤 의심해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초산일 경우 임신 사실을 모르는 경우도 간혹 있다고 한다. 안준형 변호사는 1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산부인과 전문의에게 문의해보니 드물긴 하지만 실제로 어린 산모들, 출산 경험이 없는 사람들은 출산 직전까지도 임신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홍순철 고대안암병원 산부인과 교수 역시 지난 17일 YTN 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생활'에서 "경우에 따라서는 첫 임신이어서 모를 수도 있을 것"이라며 "중간에 태동이 느껴졌을 텐데 이를 태동으로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작 가능성에 대해서는 "초음파를 보는 영상에 등장하는 산부인과 원장이 '이 아이는 낳아야 한다'고 이야기를 한다"며 "영상을 보면 전반적으로 조작은 아닌 것 같다"고 의견을 내놨다.


스트레스, 두려움으로 인해 임신 사실을 부정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상상임신'의 반대 개념인 임신거부증이다. 임신거부증을 겪는 환자는 임신했음에도 임신 사실을 모르는 것은 물론, 입덧이나 배가 부풀어 오르는 등 임신 후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신체 변화가 생기지 않을 수도 있다. 다만 A씨의 경우 배가 나오고 살이 쪘다고 말한 것으로 보아 임신거부증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영상이 날조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일각에서는 A씨의 몸에 임신선, 튼 살 등이 없었으며, 수술 일주일 만에 배가 원상복구 된 점 등을 들어 영상이 조작됐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편 경찰은 A씨 영상을 수사해달라는 보건복지부의 의뢰를 받고 "일반적인 건과는 다르게, 무게 있게 수사할 계획"이라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임신 24주를 넘어가는 임신 중절은 불법이지만, 2019년 헌재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형법상 임신중절죄에 처벌 효력이 없다. 이 때문에 복지부는 A씨와 그의 수술을 집도한 의사에 대해 살인 혐의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15일 오전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 전통적인 학설과 판례는 낙태를 살인죄로 인정하지 않지만 36주 태아 낙태, 그리고 자궁 안에서 사망했는지 밖에서 사망했는지 등을 전반적으로 살펴서 종합적인 사실확인을 거쳐 적용 법조, 죄명을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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