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창어 6호' 달 토양 표본 확보 후 지구로 귀환
중국이 인류 최초로 달 뒷면의 토양 표본을 확보했다. 우주 탐사 분야의 강자인 미국이 긴장하는 분위기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우주탐사선 '창어 6호'가 달 뒷면에서 토양과 암석 샘플을 채취하는 탐사를 마치고 이날 지구로 돌아왔다고 전했다. 민간과 협력해 달에 유인 탐사선을 보내겠다는 미국의 아르테미스 계획이 연일 지연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한 발짝 더 치고 나간 것이다.
미국과 중국은 달의 뒷면에 기지를 건설할 계획도 세워둔 바 있다. WSJ는 미국은 특히 중국이 이 계획을 먼저 달성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빌 넬슨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도 지난 4월 의회 청문회에서 "중국이 먼저 달에 도달한 뒤 갑자기 '자 이제 여기는 우리 땅이니 비켜줘'라고 말하는 라고 말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넬슨 국장은 중국이 향후 달을 영토화하는 상황을 우려했다. WSJ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15년 미국 백악관을 방문했을 당시 남중국해를 군사화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내 인공섬에 비행장과 미사일 격납고 등을 짓고 사실상 점거했다.
달의 뒷면인 남극에는 기지를 건설할 수 있는 지역이 한정적일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은 중국이 먼저 기지를 건설하는 상황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WSJ은 2017년 중국과학원 소속 과학자가 중국이 달에 가려는 이유를 설명할 때 사용한 비유가 미국과 중국 간의 경쟁을 격화시켰다고 설명했다. 당시 이 과학자는 "우주는 바다와 같다"며 "달은 이 가운데 댜오위다오(釣魚島) 열도이며 화성은 황옌다오(黃岩島)다"고 말했다. 댜오위다오는 일본과 영유권 분쟁 중인 센카쿠 열도의 중국 명칭이다. 황옌다오는 필리핀과 분쟁 중인 스프래틀리 군도 내 스카버러 암초를 가리킨다.
WSJ은 달 남극 기지 건설 관련 우주 조약이 명확히 없는 점도 향후 분쟁 불씨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는 100개국 이상이 비준하고 1967년 발효된 유엔 '우주협약'이 통용되는데, 이 조약은 특정 국가가 달을 비롯한 우주에서 주권을 주장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두 나라가 같은 장소에 달 기지를 건설할 경우 조율할 규정이 없다.
미국은 이 조약을 보완하고 달 탐사 추진력을 높이기 위해 2020년 아르테미스 협정을 제시하고 참여국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러자 중국은 이를 우주 헤게모니 장악을 위한 미국의 연극이라고 비판했다. 이후 협정에 참여하지 않고 러시아, 파키스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10개국과 별도로 손을 잡기도 했다.
다만 WSJ은 달 남극에 교두보를 마련하는 과정이 여러 기술적 이유로 순탄치만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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