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우리나라가 아프리카 국가를 상대로 처음 개최한 다자 정상회의를 계기로 인구 14억의 거대 단일 시장인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 African Continental Free Trade Area)’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AfCFTA는 아프리카연합(AU) 55개국 중 에리트레아를 제외한 54개국이 가입하고 47개국이 비준한 아프리카 역내 자유무역지대로, AU가 2015년 채택한 ‘아젠다 2063’의 주력 프로젝트로 추진됐다. 아젠다 2063은 아프리카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향후 50년간 경제, 사회, 정치, 문화, 외교, 인권 분야에서 추구해야 할 변혁의 방향과 프레임워크를 제시한 슬로건이다. 포괄적인 성장과 범아프리카주의 등을 ‘보편적 가치관’으로 내세우고 있다. 2019년 출범한 AfCFTA도 이같은 취지에 맞춰 재화와 서비스가 아무런 장벽 없이 오가는 경제공동체로 설계됐다. 이에 따라 AfCFTA는 역내 상품 90%에 대한 관세를 단계적으로 없앤 뒤 향후 전면 철폐할 계획이다. 또 비회원국에 대한 역외 관세도 통일할 방침이다.
AfCFTA는 서명국 수를 따질 때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한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자유무역지대로 꼽힌다. 회원국 인구는 14억명, 54개 서명국의 국내총생산(GDP) 총합은 3조4000억달러 규모로 집계된다. 특히 아프리카 대륙 인구의 70%가 30세 이하로 구성돼 있어 AfCFTA는 세계에서 가장 젊은 자유무역지대로도 불린다.
광물자원도 풍부한 경제공동체다. 지구 육지 면적의 20%를 차지하는 아프리카 대륙에는 전 세계 광물자원의 30%가 매장돼 있다. 크롬, 망간, 코발트 같은 미래 차세대 배터리의 핵심 원료 등 전략산업의 핵심 원자재도 풍부하다. 높은 중국 자원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한국으로서는 자원의 보고인 아프리카가 탈중국의 실질적 대안이 될 수 있는 셈이다.
AfCFTA가 아프리카 대륙의 경제공동체이지만 유엔 총회 등 국제 기구 내에서의 외교적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다. 국제 사회에서 아프리카가 평화와 안보 의제 논의를 주도하고 있고 쟁점 사안이 있을 때 AfCFTA를 이끌고 있는 AU가 ‘캐스팅 보트’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날부터 5일까지 열리는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계기로 우리나라와 아프리카 국가 간 조약·협정 12건과 양해각서(MOU) 34건이 체결됐다고 밝혔다. 특히 핵심광물협력 MOU 2건,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 6건, 인프라·모빌리티 협력 MOU 3건 등이 체결됐고, 경제동반자협정(EPA) 2건에 대한 협상 개시 선언이 이뤄졌다. 이는 우리나라가 아프리카 국가를 상대로 거둔 최대 규모의 외교 성과라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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