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범 90명 사진 담긴 플래카드 내걸어
소매치기 소탕 작전에 시민단체도 적극 동참
유럽을 관광하는 여행객에게 종종 일어나는 소매치기가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가운데, 이탈리아의 관광 도시 베네치아가 여름철 관광 성수기를 앞두고 소매치기와 전쟁에 나선다. 28일(현지시간) 현지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베네치아 경찰 당이 올해 들어 지금까지 소매치기 절도 혐의로 6명을 체포했고, 과거 체포된 적이 있는 외국인 여성 소매치기범을 대상으로 총 14건의 강제 추방 명령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베네치아 상습범 90명의 사진이 담긴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소매치기 소탕 작전은 시민단체도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분위기다. 시민단체 '경계하는 사람들'은 지난 25일 베네치아 산타루치아역에서 상습 소매치기범 90명의 사진이 담긴 플래카드를 들고 예방 활동을 펼쳤다. 상습 소매치기범의 얼굴을 노출하는 것이 사생활 침해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 이 단체의 일원인 모니카 폴리 전 시의원은 "절도 역시 사생활 침해"라고 반박했다.
이 단체의 창립자 중 한 명인 프란코 데이 로시는 "우리는 대중교통에 소매치기 위험을 알리는 음성 메시지 서비스를 도입하고 당국이 더 많은 일을 해줄 것을 오랫동안 요구해왔다"고 강조했다.
소매치기·절도 등으로 돈 모아 토지와 주택 구입하기도
베네치아 법원은 지난주 이 여성에게 집행유예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20만유로(약 3억원)의 압류 명령을 내렸다. 법원의 명령에 따라 이 여성은 일정 시간 동안 자택에 있어야 하며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아야 한다고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전했다. 이탈리아는 관광객 상대 소매치기가 많기로 악명 높다.
공식 통계는 없지만, 영국 여행보험회사인 쿼터존이 국가별 리뷰 100만건당 소매치기 건수를 분석한 결과, 이탈리아는 463건으로 1위를 차지했다. 프랑스가 283건으로 2위, 네덜란드가 143건으로 3위의 불명예를 썼다.
한편, 유럽에서 소매치기를 예방하기 위해선 먼저 가방은 무조건 앞으로 메가 다녀야 한다. 또 지갑이나 여권, 휴대폰 등 소지품은 테이블 위에 올려놓지 말아야 한다. 이와 더불어 최소한의 귀중품만 휴대하고 다녀야 하며 너무 고가의 가방이나 시계 등 액세서리를 여행지에 착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명품을 입거나 들고 다니면 그만큼 소매치기의 표적이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휴대폰이나 지갑을 자주 꺼내 사용할 일이 많다면 도난 방지 스트랩을 가방이나 손목과 연결해두는 것도 소매치기를 예방할 수 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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